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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UP] 모양 좀 닮았다고 표절 ? '괴물' 열 받겠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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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일본에서 2일 개봉한 '괴물'이 표절 논란에 휘말렸다. 일본의 일부 네티즌들이 애니메이션 '기동경찰 패트레이버3: 폐기물13호'(2002년)와 비슷하다고 문제를 제기한 것.

표절이라면 우연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닮은 구석이 많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본지가 직접 확인한 결과 '기동경찰…'는 형사들이 나오는 수사극에 로봇의 활약을 결합시킨 공상과학물로 스토리.캐릭터.배경 등이 '괴물'과 전혀 달랐다.

그럼에도 표절 얘기가 나오는 것은 우선 '기동경찰…'의 괴물(사진(上))과 '괴물'의 괴물(사진(下))이 일견 비슷해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괴물'제작사인 청어람 관계자는 "괴물 디자인은 2년 6개월 동안 2000여장의 스케치를 통해 만든 것"이라며 "이미 그 과정을 다 공개했는데, 표절이라니 어이 없다"고 말했다. 어류.양서류.파충류를 섞어 괴물의 모습을 그리는 것은 괴수영화에서 흔히 쓰는 방법이다.

둘째로 괴물의 탄생 배경에 공통적으로 미국이 존재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두 영화에서 미국의 역할은 판이하다. '기동경찰…'에선 일본 자위대와 미국이 비밀 실험을 하던 중 정신분열증을 앓는 일본인 여성 과학자가 몰래 세포를 조작해 괴물을 창조하지만, '괴물'에선 주한 미군의 한강 독극물 방류 사건이 괴물을 만들어낸 원인으로 작용한다.

괴물이 불타는 장면이 비슷하다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불타는 원인에는 아무런 공통점이 없다.'기동경찰…'에선 자위대가 비밀 실험의 증거를 없애버리기 위해 이미 죽어가는 괴물에 화염 방사기를 들이대지만, '괴물'에선 기름을 부은 뒤 불붙은 화살로 괴물을 처치한다. 괴물을 불로 죽인다는 이야기는 고려말 불가사리 전설에서도 나오는 오래된 전통이다.

주정완 기자,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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