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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로드세상] 길이 아닌 곳에서 나를 만나는 쾌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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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여기저기가 긁히는 것을 무릅쓴 채 바위를 넘고 시냇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오프로드(Off Road) 주행의 매력은 무엇일까. 일반 승용차로는 불가능한 오프로드 주행은 사륜구동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만의 '특권'이다.

SUV 보급이 늘면서 오프로드 동호회가 전국 곳곳에서 생겨나고 있다. 이를 반영해 크라이슬러 지프와 랜드로버는 매년 국내에서 오프로드 동호회 행사를 열고 있다. 7월마다 강원도 용평에서 열리는 크라이슬러의 지프 캠프는 100여 명이 참가한다. 흙무덤길.바윗길.급경사길 등 특수 설계된 험로 코스와 자연과 어우러지는 다양한 테마 코스를 달린다. 크라이슬러 안영석 부사장은 "내년에는 용평이 아닌 새로운 장소에서 행사를 할 계획"이라며 "지프가 아닌 다른 브랜드의 사륜구동 차량 참가도 허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랜드로버 오프로드 행사는 봄과 가을에 서울.부산 등 도심에서 열린다. 통나무를 이용해 오프로드 코스를 만들어 새로운 묘미를 제공한다. 지난 3월엔 전북 무주에서 빙판길 운전 테크닉을 배울 수 있는 이벤트를 처음 열기도 했다.

◆ 오프로드용 차=일단 사륜구동 SUV이어야 한다. 하지만 모든 사륜구동 SUV가 다 오프로드용은 아니다. 국산 차로 사륜구동 SUV인 현대자동차 싼타페, 기아자동차 쏘렌토, GM대우자동차 윈스톰, 쌍용자동차 렉스턴.카이런 등은 온로드 용에 가깝다. 바위가 없는 오솔길 정도를 달릴 수 있는 정도다. 국산 오프로드 차의 명맥을 잇던 쌍용차의 코란도와 현대차 갤로퍼는 단종됐다.

수입 SUV 중 BMW X-5.X-3, 벤츠 M클래스, 렉서스 RX, 아우디 Q7, 폴크스바겐 투아렉, 인피니티 FX, 혼다 CR-V 등도 온로드 전용이다. 이들 차는 SUV가 넉넉한 화물공간과 탁 트인 시야를 확보해주는 장점으로 인기를 끌자 오프로드 대신 온로드 기능에 초점을 맞춰 만든 것이다. 아직도 오프로드용 차를 만드는 곳은 크라이슬러의 지프와 랜드로버 정도다.

지프는 울퉁불퉁하고 딱딱한 바윗길에, 랜드로버는 미끄러짐이 많은 시냇물이나 사막 등에 강한 특성이 있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는 로우(low) 기어를 장착해 초보자도 쉽게 바윗길을 오를 수 있다.

지프 '랭글러'는 오프로드의 대명사로 앞뒤 바퀴 거리가 짧아 바위를 타는 데 적격이다. 이 차는 오프로드 개념을 살려 편의장치가 거의 없다. 에어컨 정도만 갖췄을 뿐, 창문도 손으로 열고 닫을 정도다. 내년엔 디젤 엔진을 단 4도어 모델도 선보인다.

럭셔리 오프로드 차로는 랜드로버 '디스커버리3'와 '레인지로버'가 대표 모델이다. 이들 차에 달린 전자동 지형 반응장치는 둥근 다이얼을 간단히 돌리는 것만으로 눈길.진흙길.바윗길 등 다양한 지형 상황에 맞게 컴퓨터가 차량 상태를 최적화해 준다. 전자식 에어서스펜션은 차고를 최고 5㎝ 가량 높게 해줘 바위나 시냇물 통과를 돕는다. 자세제어장치(DSC)는 브레이크 가감 조절뿐 아니라 미끄러져 방향을 잃은 차량의 자세를 안정적으로 잡아준다. 올 11월엔 연비가 좋은 디젤 모델도 나온다.

◆ 즐길 만한 곳=강원도 대관령과 전북 무주가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초보자도 쉽게 도전할 수 있는 코스가 여러 곳 있다. 경기도 가평 용추계곡은 용추유원지에서 시작되는 코스로 가평~승안리~용추계곡~연인산 정상으로 이어진다. 깊은 계곡의 경치가 빼어나다. 강원도 오대산은 그다지 거칠지 않아 이륜구동 SUV로도 오프로드 느낌을 맛볼 수 있는 코스다. 내린천을 끼고 있는 강원도 아침가리골 코스는 매니아들이 즐겨찾는 코스로 타고 넘기 적당한 바위와 시냇물 등이 적절히 갖춰져 있다.

◆ 주의 사항=오프로드 주행을 안전하게 하려면 바른 운전 자세가 중요하다.

랜드로버코리아 한형기 차장은 "팔꿈치와 무릎을 적당히 구부리고 핸들을 너무 멀거나 가깝지 않게 잡을 수 있도록 자세를 잡아야 한다"며 "핸들을 잡은 두 손은 10시, 2시 방향으로 하고 엄지는 반드시 핸들 위에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창문은 조금 열어 둔다. 소리를 통해 주변 환경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미끄러운 길은 바퀴 자국을 따라 달리며 앞차와 거리를 충분히 확보한다. 접지력을 높이기 위해 항상 기어를 넣은 상태로 주행해야 하며, 내리막길에 차를 세울 때는 앞바퀴를 틀어 놓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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