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헬기부대 생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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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가 해상침투 위주의 전술에서 공중침투 전술로 변화하기 위해 헬기부대 창설을 추진하고 있다.

해병대 관계자는 5일 "상륙작전에 필수적인 여단급 이상의 헬기부대를 창설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해병대 구조 개편안이 합동참모본부에 제기된 상태"라고 말했다. 개편안은 합참의 중장기전략목표 기획서에도 반영돼 있다고 한국일보가 6일 보도했다.

해병대는 자체 항공단이 없어 훈련 때마다 육군과 해군의 헬기를 지원받아 침투훈련을 하는 등 작전에 상당한 애로를 겪어 왔다.

공중침투 작전을 위해 매번 육군과 해군의 협조를 요청하는 것도 쉽지 않고 육군 헬기의 경우 주날개를 접는 기능이 없어 함정 탑재도 불가능하다는 게 해병대측의 설명이다. 때문에 함정을 이용해 적진 깊숙이 침투한 뒤 상륙용 장갑차를 이용해 상륙하는 게 사실상 훈련의 전부다. 그러나 '귀신 잡는 해병'도 첨단 장비의 도움 없이는 효과적인 훈련과 전투력 향상을 기대하기 힘든 게 현실이다. 해상침투는 또 적에게 노출될 위험이 높아 선진국 해병교리에서는 권장하지 않는 전술로 알려졌다.

반면 미 해병대는 공중침투를 해병대의 핵심전술로 보고 헬기부대로 구성된 비행사단을 해병원정단의 필수부대로 포함시키고 있다. 미 해병대는 전세계적으로 3개의 해병원정단을 운용하고 있으며 각 원정단은 각각 1개씩의 해병사단과 해병비행사단 군수지원단으로 구성돼 있다.

일본에 주둔중인 제3해병원정단은 최근 '을지포커스렌즈연습'에서 우리 해병1사단과 합동훈련을 하면서 헬기부대를 이용해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상륙작전을 수행하는 선진 해병의 운용모델을 자세히 브리핑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돈이다. 해병대의 개편안은 예산마련 등의 이유로 5년 단위로 추진중인 합참의 중기계획에는 아직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병대는 2025년 완료를 목표로 항공단과 군수지원단을 거느린 미국식 편제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2개의 해병사단과 1개의 해병여단 등 병력 위주 구조에서 헬기부대와 각종 상륙함정을 갖춘 첨단부대로 체질을 바꾼다는 것이다. 해병대는 이를 위해 현재 2만7,000인 병력을 1차적으로 4,000여명 감축하고 해병사단과 여단도 1개 사단으로 통합할 방침이다.

국방부도 국방개혁의 청사진인 '국방개혁2020'에 해병대의 상륙작전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상륙.기동헬기를 해병대의 장차전력으로 포함시키고 있다. 하지만 항공단을 구성하는데 적어도 70여대의 헬기가 필요하다는 해병대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국방예산의 순조로운 증액이 선결과제다.

<디지털뉴스digit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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