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리빙] 주부 창업·주부 취업 '첫술에 배부르랴'… 욕심부터 버려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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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전업주부 오순희(42.서울 방학동)씨는 최근 창업을 고려 중이다. 남편(45)이 제약회사에 재직 중이지만 아이들이 중학생이 되면서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오씨같이 새로 창업이나 취업하려는 전업 주부들이 관련 정보를 한자리에서 얻을 수 있는 박람회가 열린다. 7~8일 서울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장(지하철 3호선 학여울역)에서 열리는 '2006 서울여성 취업.창업.기업 박람회'다. '3만 달러 시대를 여는 여성의 힘'을 주제로 한 이번 행사에는 300여 개의 기업이 참가, 일자리를 찾는 여성들에게 직업훈련.취업.창업 관련 정보를 전한다.

◆첫 시작은 가볍게=업종에 따라 다르지만 초기 투자금은 보통 5000만~6000만원 정도가 적당하다. 주부 창업의 경우 대부분 기존 재산에서 자본금을 마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무리하게 은행 차입금 등을 끌어들이면 가정경제 자체를 붕괴시킬 위험이 있다. 이 정도 창업비용이면 B급 상권에서 8~10평 정도의 매장(서울.수도권 기준)을 구할 수 있다. 처음부터 지역 중심상권에서 영업을 시작하는 것도 '선수'들과 경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에 경험이 없는 주부에게는 적당치 않다. 가급적 소규모로 시작해 키워 가는 것이 좋다. 과다한 인건비 부담 등을 피하려면 자신을 포함해 1~2명 정도가 매장 등에서 일하는 것이 적당하다.

◆주부로서 노하우를 활용하자=본래 준비한 아이템이 없다면 어느 정도 배경지식이 있는 분야와 관련해 창업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이 '잘된다'고 하는 업종에 준비 없이 뛰어들다가는 본전도 찾기 힘들 수 있다. 최근 급증하는 각종 프랜차이즈 가맹점이나 24시간 편의점 등은 이미 지역 상권 내에서 과포화 상태인 경우가 많다. 고객관리 등 업종에 맞는 노하우도 필요하다. 무작정 프랜차이즈 본사의 지시를 따르는 것보다 자신의 관심분야나 주부로서의 강점을 활용할 수 있는 업종에 도전해야한다. 점포도 집 주변 등 친숙한 곳에서 시작하는 것이 고객 관리 등에 유리하다.

◆변화를 두려워 마라=최근 인기 업종의 수명 주기는 1년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 올 초 유행했던 막걸리 전문점의 경우 6개월여 만에 그 인기가 사그라졌다. 오늘의 유망업종이 내일의 사양업종이 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언제든 업종을 바꿀 수 있다'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인테리어 등에 과다한 투자를 할 경우 '본전생각'에 제때 업종을 바꾸지 못하는 일도 생긴다. 인테리어 등 고정비에 대한 투자는 최소화하자.

이수기 기자,

도움말=연합창업지원센터 최재봉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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