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만 첫 승 '7년 걸렸어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4면

최종 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우승을 결정짓는 버디퍼팅을 성공시킨 강지만이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7490야드.

한국 골프대회 사상 가장 긴 거리로 무장했지만 레이크사이드 골프장 서코스는 장타자들의 놀이터였다. 거리를 늘렸지만 페어웨이가 넓고 러프도 거칠지 않아 젊고 힘이 넘치는 선수들이 실컷 놀았다.

3일 이 골프장에서 끝난 KPGA 투어 신한동해오픈에서 KPGA 최장타자인 강지만(30.동아회원권)이 우승했다. 프로 7년 만의 첫 우승이다. 최종라운드 6언더파 등 합계 19언더파로 코스레코드를 갈아치웠다.

올 상반기 KPGA 투어에서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가 296야드로 최장타자인 강지만은 3라운드에서는 함께 친 최경주(나이키골프)보다 샷 거리가 더 길었다. 합계 17언더파로 공동 3위를 한 최경주는 "국내 선수들의 샷이 좋아져 대충했다가는 한국에서 우승하기 어렵겠다"고 말했다.

거리를 늘리기 위해 매일 요가를 하고 하체 운동을 많이 한다는 강지만은 "국내 젊은 프로 중에선 나보다 멀리 치는 선수가 많다. 통계에서는 내가 1위였지만 거리 측정을 한 홀에서 공이 잘 맞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실제 그랬다. 공동 3위를 한 황인춘(클리블랜드)은 강지만보다 거리가 더 나갔다.

거리는 거리일 뿐이다. 승부는 그린에서 났다. 강지만은 라운드별 퍼트 수가 25-23-29-29였다. 강지만은 "골프하면서 23퍼트(2라운드)를 한 것은 처음"이라며 "퍼팅이 좋은 최상호(동아회원권) 선배와 연습라운드를 하면서 퍼팅의 중요성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우승이 걸린 마지막 18번 홀에서 3m짜리 버디 퍼트를 자신있게 성공시켰다. 지난해 US오픈 우승자인 마이클 캠벨(뉴질랜드)을 2위로 밀어내는 강심장이었다. 강지만은 "멘털이 약해 골프 심리에 관한 책을 다 찾아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종교를 가졌다"고 말했다. "책에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면 모든 게 다 좋아진다고 돼 있다"며 "그 말을 명심하고 있다"고 했다.

최경주는 "몇몇 국내 선수는 미국에 와서도 통할 실력"이라고 말했다. 강지만과 홍순상, 이승호(투어스테이지) 등이 주인공이다. 우승자 강지만에 대해서는 "게임 흐름을 잘 이끌어 내고 겸손하다"고 칭찬했다. 그러나 "미국에서 뛰려면 공을 좀 더 띄워 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경주는 "공동 3위 상금 3500만원에 방송 출연료 등을 보태 지난여름 수해를 당한 이재민에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용인=성호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