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김정일 위원장 초청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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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얼굴) 국방위원장의 방중 가능성에 점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3일 "중국이 김 위원장을 초청키로 결정했거나 초청 의사를 전달했다는 내용을 확인할 만한 정보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최근 중국 외교부의 내부 회의에서 북한을 더 이상 고립시켜서는 안 되며, 북한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이끌어 가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과 함께 김 위원장을 초청하자는 제안이 나왔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 일각에서 초청하자는 의견이 일고 있다는 것은 확인된 셈이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중국이 김 위원장의 초청을 결정했으며, 이런 방침을 베이징(北京) 주재 북한 대사관을 통해 이미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번 주 평양에 부임하는 류샤오밍(劉曉明) 신임 중국 대사를 통해 정식으로 김 위원장에게 초청장이 전달될 것이란 얘기도 들린다. 우리 외교부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성사될 수도 있지만 시기를 예상하기는 쉽지 않다"며 "현재 두 나라의 움직임을 다각도로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이 김 위원장을 초청하려는 것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벌어진 양국 관계를 복원하려는 의도 때문으로 분석된다. 마침 북한은 미사일에 이어 핵실험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국은 북한이 실제로 핵실험에 나설 경우 사태가 지금보다 훨씬 더 어렵고 복잡해지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북한 입장도 아쉽기는 마찬가지다. 중국과의 틀어진 관계가 지속될 경우 손해 보는 측은 역시 북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초청이 사실이라면 김 위원장은 응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장애물은 여전히 있다. 우선 미국의 태도가 불변이다. 대북 금융 제재를 풀어줄 생각이 전혀 없다. 이런 상황에선 김 위원장이 후진타오를 만나도 뾰족한 해결책이 나오기 어렵다.

베이징=진세근 특파원, 서울=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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