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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사회자 전문성 아쉽다 |경험·배경지식 모자라 보조역할만 맡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TV시청자들은 쇼프로그램등에서 달변의 남성사회자와 얼굴내밀기에 그치는 여성사회자가 함께 나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는 경우를 자주 만난다.
MBC-TV의 『밤의 예술기행』의 경우 문화예술에 대한 남녀사회자의 배경지식이 서로 차이가 나 여성사회자의 목소리는 거의 기억되지 않고있고 『KBS 바둑왕전』에서도 프로기사인 남성해설자의 해설을 아마추어기사인 여성해설자가 보조해 시청자의 흥미를 돋우기보다 바둑실력의 차이 때문인지 답답하고 어색한 장면을 간혹 연출하곤 한다.
또 『올스타쇼』『우정의 무대』(이상 M-TV)『가요톱10』(K-2TV)등에선 경험이 풍부한 남성사회자의 기세에 눌려 여성사회자는 말할 기회가 거의없다.
남녀 사회자가 함께 진행하는 대부분의 프로에서 여성쪽은 남성쪽에 일방적으로 끌려가거나 구색맞추기 식의 이른바 「얼굴마담」에 지나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여성사회자들 대부분은 기계적인 인삿말이나 프로 첫머리 소개말만을 하고 원고 또는 프롬프터를 앵무새처럼 읽어 내려가는 기능적 역할만 하고있다.
언제부터 TV프로에 남녀사회자가 함께 등장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남녀사회자가 나름대로의 특성을 살려 프로를 진행토록해 TV화면에 활기와 신선감을 불어 넣겠다는게 그 목적이라면 여성사회자들도 전문사회자로 성장하겠다는 의욕을 보여야 한다. 그저 대중앞에 서는 연습장으로 TV프로 진행에 나선다면 시청자들은 여성사회자들에게 애정을 갖기보다 불신과 혐오감을 갖기 십상이다.
여성이라고 해서 보완적인 역할조차 하지 못하고 그래서 별로 존재이유를 가지지 못한다면 TV문화를 위해 불행한 일이다.
차라리 숙련된 여성사회자가 흔치않다면 남성쪽과 같은 비중으로 화면에 나서는 것보다 프로중의 특수한 기능만 전담하는 부분진행자 역할을 맡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적극적으로 프로를 주도해가는 여성사회자의 아름다운 모습이 보고 싶다. <채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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