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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건강] 갱년기 도우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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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 여성에게 폐경과 함께 찾아오는 갱년기 장애.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분비가 줄어들면서 엄청난 정신적·신체적 변화를 겪는다.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는가 하면 시도 때도 없이 식은땀이 흐른다. 어깨가 결리고 눈이 침침해진다. 신진대사가 줄어들어 체중이 늘고 피부가 거칠어진다. 남편이나 다 자란 자식과의 관계에서도 소외감을 느낀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갱년기 증상은 에스트로겐 대체 요법으로 조절하곤 했다. 그러나 합성 에스트로겐의 부작용(자궁암·유방암의 발생을 높임)이 알려지면서 이마저 쉽지 않게 됐다. 그래서 최근엔 그 해결책을 식품이나 건강기능식품에서 찾는다.

#식물성 에스트로겐=한국.일본.중국 등 동양 여성은 서양 여성보다 갱년기 증상을 상대적으로 가볍게 경험한다. 식물성 에스트로겐을 많이 섭취하기 때문이다. 식물성 에스트로겐은 사람의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효과를 발휘하는 식물 추출물. 강남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김경수 교수는 "대표적인 식물성 에스트로겐은 이소플라본으로 콩에 풍부하게 들어 있다"며 "이것이 갱년기 여성에게 두부.두유.된장국.청국장 등 콩 요리를 추천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소플라본은 얼굴이 달아오르고 질이 건조해지는 갱년기 증상을 덜어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약 1000명의 일본 여성(35~54세)을 대상으로 6년간 조사한 결과, 콩류 섭취량이 많을수록 안면 홍조가 적은 것으로 밝혀졌다. 서양 여성이 주로 섭취하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은 리그난이다. 아마씨 등 씨앗류에 많이 들어 있는데 갱년기 증상 개선 효과는 이소플라본에 비해 떨어진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오메가-3 지방=갱년기 여성이 가장 조심해야 할 질병은 심장병이다. 폐경 이후엔 심장마비 발생 위험이 이전보다 10배나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는 심장병 예방에 도움을 줬던 에스트로겐 분비가 거의 끊긴 결과다.

갱년기 여성이 심장병.뇌졸중 등 혈관질환에 걸리지 않으려면 LDL 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를 낮춰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식이섬유.오메가-3 지방.식물성 에스트로겐을 권하는 것은 그래서다.

원광대 식품영양학과 이영은 교수는 "식이섬유는 현미.통밀 등 거친 음식에 풍부하다"며 "아마씨 등 씨앗식품에도 많이 들어 있으나 이를 짠 기름(아마씨유)엔 없다"고 소개했다. 오메가-3 지방은 참치.고등어.정어리.연어 등 등푸른 생선에 다량 함유돼 있다.

식물성 에스트로겐도 심장병을 예방한다. 미국에서 45~55세 여성에게 콩 단백질을 하루 20g씩(식물성 에스트로겐 함량 34㎎) 6주간 제공한 결과 LDL 콜레스테롤.총 콜레스테롤 수치와 혈압이 모두 떨어졌다. 이 결과에 근거해 전문가들은 하루에 두부 180g(이소플라본 함량 약 60㎎)을 섭취하면 심장병 등 갱년기 증상 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칼슘과 비타민 D=골다공증은 갱년기 여성이 심장병 못지않게 조심해야 할 질병이다. 갱년기가 되면 뼈의 성장을 촉진하는 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분비가 떨어져 골다공증의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골다공증으로 뼈가 약해지면 골절을 입기 쉬우며 운동.활동도 망설이게 된다. 그만큼 각종 성인병 위험이 높아지고 수명도 단축된다. 따라서 뼈 건강을 좌우하는 칼슘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그러나 칼슘은 한국인에게 가장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 '소화가 잘 안된다', '자라는 아이들이나 마시는 것이지…' 하며 '칼슘의 왕'인 우유 섭취를 꺼리기 때문이다. 칼슘은 우유 외에 요구르트.치즈 등 유제품, 멸치.말린 생선 등 어패류, 시금치.다시마.브로콜리.두부 등에도 풍부하다. 가톨릭대 식품영양학과 손숙미 교수는 "비타민 D를 칼슘과 함께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이는 비타민이 칼슘의 체내 흡수를 돕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비타민 D는 햇볕을 쬐면 체내에서 생성되며, 낙농제품.등푸른 생선 등에 소량 들어 있다.

#감마-리놀렌산=혈관 건강에 유익한 불포화 지방의 하나다. 불포화 지방 중에선 오메가-6 지방에 속한다. 감마-리놀렌산은 프로스타글란딘(호르몬의 일종)의 재료가 되는 물질이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와 혈압.혈당을 낮춰주고 혈액 응고를 막아주며 혈관을 확장해 갱년기 여성의 혈관을 보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풀무원 건강생활 유윤희 고문은 "감마리놀렌산은 갱년기 여성의 심장병 예방은 물론 피부 개선에 유익하다"며 "젊은 여성의 생리 이상.생리 전 증후군을 덜어주는 데도 효과적"이라고 지적했다. 감마리놀렌산은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는다. 따라서 음식 등을 통해 공급받아야 하는데 달맞이꽃 종자유.모유 등에 소량 들어 있을 뿐이다. 달맞이꽃 종자유가 함유된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는 것도 방법이다.

#트립토판과 비타민 B군=트립토판은 갱년기 여성의 우울감.불면증 등을 해소하는데 유효하다. 트립토판은 몸 안에서 세로토닌이란 '행복 전도사'의 원료가 되는 아미노산. 숙면을 돕고 우울감을 덜어준다. "잠들기 전에 따뜻한 우유 한 잔을 마시면 숙면을 취할 수 있다"는 말은 우유에 트립토판이 풍부한 점과 관련이 있다. 갱년기 여성이 불면증에 시달린다면 우유.견과류.닭고기 등 트립토판 식품과 콩.곡류.감자 등 복합 탄수화물 식품을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다. 복합 탄수화물이 뇌 안에서 트립토판의 활성을 도와서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 갱년기 체크리스트

(1) 얼굴이 갑자기 달아오른다

(2) 잠이 잘 오지 않아 고생한 적이 있다

(3) 쉽게 피로해지고 전신에 힘이 없다

(4) 피부나 모발이 건조하고 가렵다

(5) 기미.주근깨가 생기기 시작한다

(6) 피부 탄력이 없고 화장이 안 받는다

(7) 머리카락이 가늘어진다

(8) 생리통이 심한 편이다

(9) 생리 주기가 일정하지 않다

(10) 손발이 자주 저리다

(11) 덥지 않은데 얼굴.목.가슴 등이 쉽게 붉어진다

(12) 밤이 되면 덥고 땀이 많이 난다

(13) 마음이 불안하고, 스트레스 잘 받는다

(14) 우울하고 신경이 예민해진다

(15) 집중력이 떨어지고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잘 잊어버린다

(16) 식구들에게 화를 자주 낸다

(17) 모든 일에 의욕이 없고 자신감이 준다

(18) 질이 건조하고 성교 시 통증이 있다

(19) 소변 자주 마렵고 소변시 불쾌감 있다

(20) 관절통이 생긴다

▶0~7개:규칙적인 운동과 식생활 개선

▶8~13개: 주의 깊은 관심과 진단 필요

▶14~20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

자료:강남성모병원 가정의학과

◆ 갱년기 사연 보내주세요

※100명에 건강보조제 선물

조인스닷컴헬스케어(http://healthcare.joins.com)는 풀무원그린체와 함께 폐경을 맞은 여성들이 갱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도록 돕는 자리를 마련합니다. 본인이나 아내, 엄마의 갱년기 증상에 대한 사연을 올리면 100명을 선정, 갱년기 건강보조제 '로젠빈 감마리놀렌산'(25만원 상당)을 선물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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