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국가시험에 “부정”/원광대생등 백12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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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답안지 암호 적어 점수 조작/검찰,관련 교수ㆍ학생 소환
지난 1월12일 실시된 제3회 한의사국가시험에 응시한 원광대생 1백11명과 대구한의대생 1명 등 1백12명이 답안지에 비밀표시를 한뒤 채점위원인 원광대교수들에게 높은 점수를 주도록 부탁한 사실이 밝혀져 검찰이 교수ㆍ학생 등을 소환하는 등 수사에 나섰다.
한의사 국가시험을 주관한 국립보건원은 채점과정에서 원광대생들의 답안지에만 「답」이라고 쓰고 괄호 또는 2중괄호의 표시가 있는 것을 밝혀내고 29일 대검찰청에 수사를 의뢰했었다.
전주지검은 이에따라 원광대 한의과대학장 박병렬교수 등 4명과 황광호군(24ㆍ한의과4) 등 수험생 13명을 소환 조사한 결과 한의사시험에 응시한 원광대생 1백26명중 1백11명이 채점위원인 원광대교수들이 자신들의 답안지를 식별할 수 있도록 주관식시험답안지에 비밀표시한 사실을 밝혀냈다.
한편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은 박교수 등 4명은 『학생들이 시험을 치른뒤 이같은 사실을 알리며 높은 점수를 주도록 요청한 적이 있으나 채점은 공정하게 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원광대수험생들이 사전에 답안지에 비밀표시를 하도록 공모한 것으로 단정,모의과정을 추적하는 한편 주동학생 색출에 주력하고 있다.
한의사국가시험에는 채점위원 32명중 박교수 등 원광대한의과교수 6명이 채점위원으로 되어있다.
◎보사부,합격결정 유보
한편 보사부는 문제가 된 원광대교수를 제외시키고 새로 위촉한 채점위원이 재채점을 실시한 결과 부정행위혐의자 1백12명이 합격권(전과목 총점의 60%이상ㆍ매과목 40%이상 득점)에 들었으나 31일 합격자발표에서 합격결정을 유보,검찰수사에서 부정행위가 확인될 경우 이들을 모두 불합격시키고 2년간 응시자격을 박탈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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