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프라우다/종이 모자라 감면위기/2∼5일 버틸만큼 여유 “빠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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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리투아니아공 제지공장 문닫은 탓도
소련의 당기관지 프라우다가 신문용지 부족으로 감면의 위기에 처해있다.
최근 프랑스 언론들의 모스크바발 보도에 따르면 프라우다가 확보해 놓고 있는 신문용지 여유분이 갈수록 크게 줄어 조만간 지면 수를 줄이거나 아니면 발행부수 자체를 축소하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프라우다는 지난 25일자 신문에 소련의 용지부족 실태에 관한 특집기사를 게재했는데 이는 프라우다지 스스로 겪고 있는 용지부족문제의 심각성을 호소하기 위한 의도적 기사라는 지적이다.
프라우다는 이 기사에서 신문이 정상적으로 나오려면 29일분의 용지 여유분이 확보돼 있어야 하나 현재 프라우다가 가지고 있는 신문용지 여유분은 2∼5일치밖에 안된다고 설명하고 이러한 사태가 발생하게 된 1차적 책임을 정부내 임업책임자들에게 돌리고 있다.
소련내 외국회사나 최근에 창간된 비공식 언론매체들은 전혀 용지 걱정을 하지 않고 있는데 반해 프라우다 같은 관영매체가 용지부족에 시달린다는 것은 정부 당국의 통제 및 조절능력 부족에 그 이유가 있다는 주장이다. 외국회사나 비공식매체들이 시장가격으로 용지를 구입하는 대신 관영매체는 특별할인가격을 적용 받는다는 차이가 있긴 하지만 그같은 차이 때문에 관영매체만 용지부족을 겪는다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프라우다는 주장하고 있다. 용지부족현상에 대한 또다른 이유로는 리투아니아공화국에 있는 대규모 제지공장인 슬로크스키 공장의 폐업이 지적되고 있다.
연 9만t의 각종 용지를 생산하는 이 공장은 금년초 리투아니아공산당 최고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문을 닫았는데 그 이유는 이 공장이 이 지역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것.
용지부족이 장기화 될 경우 프라우다는 발행수부 축소보다는 감면쪽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프랑스 언론들의 전망. 그러나 한 때 매일 1천1백만부를 찍어 세계 최고의 발행부수를 자랑하던 프라우다가 소련의 개혁바람 이후 최근 8백만부로 발행부수가 격감한 터에 더 이상 부수를 줄이기는 어려울 거라는 분석이다.<파리=배명복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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