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루마니아 정정 또 혼미/구국전선 총선참여 찬ㆍ반지지 데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전력시비” 마질루 부의장 사임
【부쿠레슈티 APㆍAFP=연합】 루마니아 집권 구국전선의 총선참여 결정을 둘러싸고 찬반으로 나눠진 군중들이 28일 구국전선 본부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였으나 충돌사건은 발생하지 않았다.
농민당ㆍ자유당ㆍ사회민주당 등 3개정당 주도의 항의집회에 참가한 1만5천여명의 군중들은 이날 당국의 집회제한령을 무시하고 『우리는 임시정부를 원한다』 『우리의 혁명을 훔쳐가지 말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가 행진을 한 뒤 구국전선본부 앞으로 몰려가 군대의 저지망을 뚫고 전진했다.
그러나 군인들은 시위군중들에 대항하지 않고 밀려나 구국전선 건물의 계단앞에 집결,군중들의 건물내 침입만을 저지했다.
일부 시위군중들은 전차위에 올라타기도 했으며 약 2천명의 구국전선 지지군중들도 이에 맞서 시위를 벌이고 서로 야유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날 집회를 주도한 3개 정당은 이에 앞서 공동성명을 발표,구국전선측에 내란을 회피하기 위해 권력을 공유하자고 촉구하면서 구국전선의 사퇴를 촉구하고 『우리는 구국전선 대신 공산주의자의 지배를 받지않는 연립정부를 원하며 이 정부가 5월 자유총선을 감독할 전적으로 중립적인 기구가 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농민당 대변인은 일리에스쿠 구국전선위원장과 로만 총리가 그들의 요구에 대해 분명한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적절한 회답」이 없으면 앞으로 매일 부쿠레슈티 중심부에서 시위를 벌이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26일 니콜라이 대외교역장관이 사임한데 이어 그동안 사임압력을 받던 두미트루 마질루 구국전선위원회 부위원장도 자리를 물러남으로써 루마니아 정정은 집권세력 내외부의 거센 정치적 압력으로 혼란상을 보이고 있다.
사임한 마질루 부위원장은 집권 구국전선 위원회가 스탈린식 통치방식과 관행을 답습하고 있다는 사실에 고통과 비애를 느꼈다고 밝혔는데,그는 차우셰스쿠정권 몰락후 급조된 구국전선의 지도자로 활약해 왔으나 비밀경찰의 간부였다는 전력시비와 함께 사형제의 부활을 주장,비난을 받았으며 함께 사임한 니콜라이 대외교역장관도 비밀경찰 전력시비와 관련,언론의 공격 표적이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