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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총 정보〉집보고 가사 돕는 「가정자동화」|올해 10만 가구 설치계획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맞벌이 교사인 김현내씨 부부는 요즘 아침에 집을 비우고 출근해도 걱정이 없다. 학교에서 전화 한 통만 걸면 집안에 혹시 도둑은 들지 않았는지, 가스는 새지 않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퇴근 무렵엔 전기밥솥을 미리 작동시켜 놓고 출발하면 집에 도착하자마자 따뜻한 밥을 먹을 수도 있다.
먼 나라 얘기로만 듣던 홈 오토메이션(HA)의 보급이 확산되면서 이젠 주변에서도 이같은 얘기를 자주 들을 수 있게 됐다.
우리나라에서 가정자동화시스템이 처음 선보인 것은 88년초. 청구주택(주)이 대구 봉덕동에 7백60가구의 효성타운을 지은 것이 그 효시다.
그 후 서울 올림픽 패밀리아파트, 대구 궁전맨션, 부산 로일주택등이 뒤를 이었고 요즘은 새로 지어지는 중형이상 주택의 10%정도가 HA방식으로 시공되는 추세다.
특히 서울에서는 그동안 분양가 규제 때문에 아파트에 홈 오토메이션 장치를 가설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으나 작년 말 분양가 현실화 조치에 힘입어 올부터는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주택업계는 보고 있다.
현재 HA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는 주택은 전국적으로 7만 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업계에서는 올 한해에만 새로 10만∼13만가구가 HA방식을 도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정자동화시스템은 핵가족시대에 맞벌이부부가 많아지는 추세를 감안, 집 밖에서도 가사를 처리할 수 있게 하기 위해 80년대 초반 일본에서 고안됐다.
그 후 HA는 미국 및 유럽선진국에서 큰 인기를 끌어 지금은 보편화된 주거양식의 일부분으로 자리잡고 있다.
HA시스템이란 텔리컨트롤(원격제어) 기능과 방범· 방재 자동감지기능, 기타 기능을 갖추고 집안 일을 편리하게 처리해 주는 첨단자동화설비다.
이는 반도체·통신·제어기술이 집약된 첨단시스템으로 비디오모니터· 제어기기· 경보기기· 전화기등이 갖추어진 주장치와 가전제품등 각종 단말기가 통신선으로 연결되어 있다.
원격제어기능은 이용자가 외부에서 전화를 걸면 집안에 있는 전등·TV·보일러·오디오· 에어컨· 냉장고· 전기밥솥등의 각종 전기·전자제품을 작동시키거나 끌 수 있는 기능이다.
예컨대 구정을 맞아 시골에 내려갔을 경우 시골에서 전화를 걸어 전등을 켜놓으면 사람이 있는 줄 알아 빈집털이 도둑을 예방할 수도 있다. 또 귀가시간에 맞춰 난방기기를 켜놓으면 겨울에도 훈훈한 방에 곧장 들어갈 수 있다.
방범·방재 자동감지기능은 화재·도난·가스누출등의 사고가 발생했을때 경보음을 울리는 것은 물론 미리 입력해 놓은 전화번호, 예컨대 사무실· 소방서· 파출소· 수위실등에도 비상호출음이 울리고 음성으로 사고내용을 알려주기도 한다.
또 밖에서 전화를 걸어 경보장치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만일 이상이 있으면 「불이 났습니다」「도둑이 들었습니다」「가스가 샙니다」라는 음성신호를 발신하므로 즉시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
화재감지기는 온도상승을 감지하는 기능에서 최근에는 연기까지 감지해내는 기능으로 발전했다. 가스누출 감지기능은 가스공급을 자동으로 차단시키는 역할도 한다. 방범감지기는 문이 열리고 닫히는 것은 물론 물체가 움직이는 것까지 감지가 가능하다.
통신기능은 본체에 있는 수화기를 이용하여 현관·경비실, 그리고 각방을 인터폰으로 연결하면 상호통화도 가능하다.
비디오폰 기능은 현관에 카메라를 설치, 화면을 통해 실내에서 방문자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외판원이나 수도검침원등을 가장한 강도를 막을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HA기기를 생산하는 업체는 금성통신·삼성전자·삼익세라믹·현대전자·대우전자·동양정밀등이다.
88년만해도 시장규모는 약1백80억원 수준이었는데 지난해 3백억원대로 늘어난데 이어 올해는 족히 1천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HA기기의 가격은 업체와 기종에 따라 차이가 나는데 싼 것은 30만원대부터 비싼 것은 1백50만원에 이른다.
값은 주로 몇 가지 기능을 구비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물론 다기능 기기일수록 비싸다.
금성통신이 개발한 「홈메이트」의 경우 방범·방재기능과 원격제어 기능등 두 가지 기능을 갖춘 제품이 50만∼60만원선이며 여기에 비디오폰 기능을 첨가시킨 것이 70만∼1백만원에 이른다.
삼성전자의 「오토홈」은 기능에 따라 30만원부터 1백20만원선이며 대형주택에 주로 설치되는 고급형은 1백50만원에 달한다.
삼익세라믹의 「오토가드」는 무선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탁상용 또는 벽걸이형으로 설치가 용이한 장점을 가지고 있는데 가격은 70만∼80만원선.
현대전자의 「홈피아」는 세 가지 기능을 모두 구비한 것이 1백20만∼1백50만원선이 판매되고 있다.
HA기기는 신축 주택은 물론 기존주택에도 설치가 가능한데 이 경우 배선이 노출되는 흠이 있다. 시공비는 30만∼50만원선. <심상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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