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ㆍ체력연구」를 통해본 실태(해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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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체력 고3때 절정… 점차 쇠퇴/농어촌보다 도시인이 체격 우수/근지구력은 한국인이 일인 앞서/달리기 40대초엔 중1 수준 저하
체육부가 실시한 「국민건강ㆍ체력연구실태」조사는 한국인의 연령별ㆍ성별ㆍ도시별ㆍ소득별ㆍ계층별 체력과 체격을 처음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일본에서는 이미 지난 39년부터 10세부터 60세까지 연령별ㆍ성별 체력조사가 매년 이루어져 국민체력을 점검해왔는데 우리나라도 정부주도로 한국인의 체력 기준표가 처음으로 마련되게 됐다.
체육부는 이 기준표를 토대로 90년이후 격년마다 체력조사를 실시,한국인의 체력추이를 살필 방침이다.
이번 조사결과 초첨이 되는것은 한국도 일본처럼 연령ㆍ성별에 관계없이 학력과 소득수준이 높고 도시에 살수록 신장ㆍ체중 등 체격과 체력에서 우수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사실 사무직의 화이트칼러가 노동량이 많은 노무직이나 농어촌 사람보다 체력면에서 우세하다는 것은 의외의 결과로 보인다.
그만큼 도시의 고소득자는 풍부한 영양을 섭취하고 건강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한다는 의미다.
신장은 25세이상 성인 남녀의 경우 대졸이상이 중졸이하보다 평균 2.5㎝ 크며,월수입 60만원이상이 20만원미만의 저소득자보다 2.3㎝ 장신세를 보이고 있다.
체중은 월수 60만원이상의 30대이상 남자가 월수 40만원미만의 저소득남자보다 2.5㎏ 무거우며,40대후반의 사무직남자는 노무직보다 4㎏이상 무거웠다.
국력의 기본요소로 평가되는 체력에서도 악력의 경우 대졸남자는 국졸보다 0.77∼4.22㎏,30대이상의 사무직이 노무직보다 0.84∼3.15㎏이 강했다.
나머지 기본체력인 윗몸일으키기ㆍ팔굽혀펴기ㆍ10m 왕복달리기ㆍ제자리 멀리뛰기 50m달리기에서도 악력에서와 같은 현상을 보였다.
도시별로 보면 50m달리기의 경우 남자는 전연령층에 걸쳐 대도시가 농어촌보다 0.08∼0.4초,여자는 0.06∼0.32초 빨랐다.
또 50m달리기는 고3때 남자가 7.58초로 피크를 이루다가 40대초반에는 중1 수준,40대 후반은 국교수준으로 쇠퇴하고 있다.
한국인은 고교 3학년 남학생이 1m69.9㎝로 가장 크며,악력을 제외한 윗몸일으키기(29.15회),왕복달리기(11.31초),제자리멀리뛰기(2m36.6㎝) 50m달리기에서 고교 3학년 남학생이 가장 좋아 고교 3년때 체력이 절정에 도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89년에 조사한 일본의 체력과 비교하면 일본은 한국보다 악력ㆍ윗몸일으키기(20대까지)ㆍ왕복달리기ㆍ50m달리기에서 우세로 보여 순발력ㆍ민첩성ㆍ근력에서 뛰어난 반면 한국은 윗몸일으키기(30대이상)ㆍ팔굽혀펴기ㆍ제자리 멀리뛰기에서 다소 앞섰다.
악력은 일본이 평균 남자 3.36∼4.48㎏,여자 2.18∼3.5㎏ 우세했다.
왕복달리기도 고3때까지 남자가 0.46∼0.81초,여자가 0.55∼0.84초 빨랐고,50m달리기에서도 일본이 남자가 0.38∼0.64초,여자는 0.6∼1.83초 스피디했다.
반면 한국은 제자리 멀리뛰기의 경우 30대까지 남자가 1.1∼5.7㎝ 더 뛰다가 30대이후는 일본보다 떨어졌다.
그러나 팔굽혀펴기는 한국이 고3(남자),20대(여자)를 제외하고 남자는 국교부터 40대까지 1.09∼6.11회,여자는 2.4∼10.2회 각각 많아 전반적으로 근지구력이 뛰어났다.
연구팀은 이같은 결과를 종합,일본이 한국보다 체력에서 다소 우세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로써 일본인이 한국인보다 체력이 떨어지고 신장이 왜소하다는 과거의 통념은 완전히 무너졌다.<방원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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