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한ㆍ일 자본유치 안간힘/개혁바람 거센 동구권 경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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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시베리아 자원개발에 부푼 꿈/일 투자­중국 노동력 한데 묶어/백6건 대규모 합작 막후협상
한국과 소련간에 합작투자사업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현대의 시베리아가스전 및 산림개발을 비롯,벽돌ㆍ시멘트ㆍ목재생산ㆍ호텔신축ㆍ경제특구건설등 수십개 분야에서 우리기업과 소련당국간에 은밀히 교섭이 이뤄지고 있다.
소련은 이처럼 한국에 추파를 던져 시베리아개발을 추진하는 한편 중국과 일본에 대해서도 대규모 3국 공동사업을 제안하고 있다.
소련은 최근 자국의 자원과 중국의 노동력,일본의 기술 및 자본을 묶는 3국 공동사업계획 1백6건을 중일 양국에 제안했다.
공동사업계획 내용은 산림자원의 개발ㆍ가공으로부터 소형컴퓨터제조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이 사업이 실현될 경우 초기투자액만해도 40억달러가 넘는 대형프로젝트다. 처음 시도되는 이번의 3국 공동사업은 냉전종식에 따른 데탕트분위기를 상징하는 동서경제협력의 시범케이스로서 주목되고 있다.
현재까지 검토되는 사업형태는 ▲일 소 합작산업에 중국이 노동력을 제공하는 형 ▲중 일 합작사업에 소련이 자원을 제공하는 형 ▲3국 공동합작사업형 등이다. 예컨데 일용품생산의 경우 일본이 생산기술과 설비ㆍ원재료ㆍ부품 등을 제공해 중국에서 생산한 제품을 소련에 수출하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으며 소련은 이에 대한 대가로 목재나 수산물을 일본에 제공하는 안이 유력하다.
소련이 중 일 양국에 대해 1백건이 넘는 공동사업을 제안한 것은 극동개발을 바탕으로 페레스트로이카(개혁)를 성공적으로 추진하려는 소련의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그렇지만 공동사업의 실현여부에 대한 열쇠를 쥐고있는 일본이 이들 사업에 어느정도 매력을 느끼느냐에 따라 관련 사업들의 추진이 늦추어지거나 빨라지거나 할 것이다.<이석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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