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 제물 조3위 목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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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전세계 20억 인구를 열광과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 넣는 월드컵축구는 「꿈의 구연」이라는 명성과 함께 단일종목으로서는 유일하게 올림픽에 버금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1백67개 FIFA(국제축구연맹) 회원국은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본선에 오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본선에 오른 나라들을 선망과 존경의 눈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오는 6월9일부터 7월9일(한국날짜)까지 한달동안 로마등 12개 이탈리아 도시에서 열리게되는 제14회 월드컵본선에 오른 한국은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2회 연속진출이라는 자긍심과 함께 30억 아시아인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국내축구팬들도 83년멕시코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박종환(박종환) 감독이 이룬 4강신화와 함께 일으킨「꼬레아돌풍」을 90년 이탈리아에서도 고대하고 있다.
한국의 목표는 1차 조별리그를 통과, 16강토너먼트에 진출하는 것.
지난해 12월10일 로마에서 벌어진 대진추첨에서 한국은 멕시코대회(86년)때 4강을 차지하여 5번시드를 받은 벨기에와 유럽6조1위의 스페인, 남미축구의 명문 우루과이등과 함께 E조에 속해 예선통과가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국제축구도박사들이 90년 이탈리아대회에서 한국의 우승가능성을 2백50대1로 점쳐 86년대회(5백대1) 보다는 월등히 향상된 것이지만 스페인(14대1)· 벨기에·우루과이등에 비해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 예선통과의 어러움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유럽축구의 30대기수 메우스(38)감독이 이끄는 벨기에(6월13일)는 86년대회 4강의 주역11명이 건재, 탄탄한 팀웍을 자랑하고 있으며 예선에서도 4승4무(15득점5실점)로 조1위를 차지한 강호.
영국과 함께 끝까지 시드배정을 다투었던 스페인(16일)은 힘과 투지를 바탕으로 유럽에서 가장 거친 플레이를 펼치는 팀으로 예선8게임에서 20득점 3실점을 기록, 공·수가 안정되어 있다.
예선 마지막경기(23일)를 갖게될 우루과이는 최근 국제축구에서 다소 부진을 면치못하고 있으나 월드컵을 두차례나 차지, 브라질·아르헨티나와 함께 남미축구를 이끄는 3두마차로 세계적인 골게터 루벤 소사등 개인기가 뛰어난 선수들이 즐비하다.
최대격전장에 속한 한국이 16강에 오르기 위해서는 조2위 이상을 차지하든지, 조3위를 마크하더라도 골 공방률이 좋아야 한다.
16강토너먼트에는 6개 예선리그의 상위 2개팀씩 12개팀과 각조3위 6개팀중 4개팀이 참가하게 되는데 승점-골득실차-다득점-추첨의 순에 따라 4개팀이 결정되기 때문.
따라서 한국은 승점2점이상(1승 혹은 2무)을 확보해야 하며 실점을 최소화해야 한다.
그러나 벨기에·스페인·우루과이는 승점확보를 위해 약체로 지목되고 있는 한국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 확실, 오히려 더 불리한 입장이 될 수도 있다.
이회택(이회택) 감독도 이점을 이용, 상대의 파상공격을 밀집수비로 막고 찬스가 포착되면 속공으로 역습을 펴겠다는 복안을 세워놓고 있으며 3팀중 가장 약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우루과이에 승부를 걸 계획이다.
대표팀의 수비치중 전략에 대해 김정남(김정남) 86멕시코월드컵대표 감독은 『멕시코대회에서는 우리가 지나치게 상대를 과대평가, 위축된 플레이를 펼친 것이 16강진출에 실패한 원인이었다』고 회고하고 『우리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적극적인 공격을 펼친다면 이탈리아에서는 l6강진출이 어려운 것만은 아닐 것』 이라는 견해를 갖고 있다.
결국 멕시코 때의 교훈과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5개월동안 얼마나 지혜롭게 힘과 기를 연마할 것인지에 따라「한국축구의 로마영광」은 판가름날 것이다. <임병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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