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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 혁명하듯 정치 좌파 수구세력 전락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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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열린우리당 김영춘 의원이 21일 당과 청와대를 신랄히 비판했다.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좌파적 수구세력으로 전락할 것인가'라는 글에서다. 그는 "(열린우리당은) 반(反)지역주의 연합, 거수기 여당에 불과하다"며 "경제가 바닥을 치는 상황에서도 혁명을 하는 것처럼 정치를 했다. 한나라당에는 좌파라고 비난 받으면서도 정작 서민들에게는 자신들을 더 어렵게 만드는 존재로 인식 받는 정치적 무능, 그 자체"라고 적었다.

이어 "대외경쟁력 제고에 대한 비전, 서민과 중산층의 삶을 개선시킬 해답을 제시하지 않으면 열린우리당은 좌파 논리에 경도된 시대착오적 수구정당으로 낙인찍혀 재집권의 길은 요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선 "대연정 제안에서 보듯 충동적인 발언과 준비되지 않은 정치적 행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노 대통령에게 민생현장 시찰을 건의했으나 번번이 거절당했다는 얘기도 했다.

◆ "혁명하듯 정치했다"="기간당원제 도입, (중앙)당과 원내의 분리라는 과도한 정당 실험으로 오류를 겪었다. 가장 중요한 오류는 세계화 시대에 대한 명확한 자기 입장을 제시하지 못한 채 시장만능주의자들의 주도권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면서 의미 있는 대안을 내놓지 못한 것이다. 개혁세력들은 추상적 당위론의 설파엔 능했지만 새로운 성장동력, 성장과 규제, 복지모델, 기업과 노조, 북한의 개혁 개방과 주민 인권 문제 등 구체적 각론에는 약하거나 비겁했다."

◆ "참여 없는 참여정부"="대통령의 국가발전 전략인 '통합(대연정론)과 개방(한.미 FTA)'과 관련해 참여정부를 자처하면서도 지지자들, 나아가 이해 당사자와 국민에 대한 설명과 동의 과정을 제대로 조직하지 않고 돌발적으로 정책을 추진해 가는 독선적 방식에 문제가 있다. (당은)대통령과 정부의 명백한 오류에 대해서도 자신 있게 공유된 반대를 하지 못하고 끌려 왔다. 미국 민주당을 지향점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우리 식으로 말하자면 중도개혁 세력의 정당이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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