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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목소리」담은 경제서적"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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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07면

기업인·노동자·경제학자·경제관료 등 경제 각분야의 전문가들이 자신의 경험·인생관을 담은 책들을 저술, 잇따라 출간하고 있다.
특히 각 경제 주체들의「자기 목소리」주장이 높아짐에 따라 서로 대립되는 시각의 서적들이 논쟁을 불러일으키는가 하면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불온서적으로 금기시되던 책까지 번역, 출간돼 경제관계 서적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올해 발간된 기업인 저술가운데 주목받고 있는 것은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의『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외에도 지난 80년「명성사건」으로 경제계를 뒤흔들었던 김철호씨의 옥중시집『청산』, 그리고 지난 80년 영국의 팬더카 인수로 알려지게 된 김영철 진도그룹 부회장의 자서전적 소설『사랑과 비즈니스에는 국경이 없더라』등이 있다.
대우 김 회장의『세계는…』는 지난 8월10일 초판이 나온 뒤 현재까지 80만부 정도 팔렸다.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현재 안양교도소에 수감중인 김철호씨의『청산』은 그의 아호를 제목으로 단 시집으로 산·가족·종교·인생 등을 다룬 시 1백39편과 24편의 서예작품을 싣고있는데 한때 온갖 수단을 동원해 달성하려다 미처 못 이룬「꿈」을 시에서 그리고 있다.
이 달에 출간된 김영철 진도그룹 부회장의『사랑과…』는 김 부회장이 팬더카를 인수하게된 경위, 프랑스계 스위스인인 현재의 부인과 결혼하게된 얘기 등 기업인으로서의 인생 50년을 담담하게 뒤돌아보고 있다.
한편 대우 김 회장의 『세계는…』를「자본가의 철학」이라고 정면 비판하고 나선노동자시인 박노해씨의『우리들의 사랑 우리들의 분노』는 현재 4판 5만부가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경제학자들의 전문서적 저술 가운데서 눈에 띄는 것은 자본주의 경제학의 시조로 불리는 애덤 스미스의 연구 논문집과 자본주의 경제학 비판의 바이블로 손꼽히는 카를마르크스의『자본론』등 서로 대비되는 경제학 양?????관계서적이 출간되었다는 것이다.『자본론』의 판매 부수는 약2만3천부.
조순 부총리의「애덤 스미스의 사상과 한국의 경제사회」라는 논문을 필두로 정운찬 서울대교수 등 8명의 경제학자들의 애덤 스미스 연구논문들을 수록한 『애덤 스미스 연구』는 「자본주의의 기본적인 경제원리를 검토, 재확인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또『자본론』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이적 표현물 출판」으로 몰려 재판을 받아 대법원으
로부터 판결유예를 받는 등 논란을 일으켰던 책으로 김수행 서울대 교수에 의해 번역되어『자본론I』이 상·하로 나뉘어 나왔으며,『자본론 2』도 이어 출간해 내년1월 중『자본론3』이 번역되면 완간된다.
경제관료들의 저작으로는 최근 토지공개념 도입과 관련, 박원석 건설부 토지정책과장이 20여년 동안 건설부에서 근무한 경험을 살려 우리 나라의 토지정책에 관해『국토와 토지정책』이란 책올 냈으며, 박민수 외교안보 연구원 교수는 주미 외교관의 경험을 토대로「한미통상마찰과 로비」라는 부제가 달린『대미 경제 로비론』(초판 후 5천부) 을 펴냈다. 박 과장의 『국토와…』은 한국의 토지정책 및 선진국들과 비교 분석을 싣고 있는데 박 과장은 책 머리말에서『국토 공간의 합리적인 배치와 쾌적한 환경조성, 토지의 적정한 개발공급과 지가안정 등 국토를 바람직하게 관리하기 위한 토지정책은 복지의 길·양적 증진을 비롯한 경제사회 발전의 관건』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 한미간 통상마찰이 점차 심화하고 있는 현실에서 대미 경제로비의 필요성을 역설한 박 교수의『대미 경제 로비론』은 저자가 7년간의 미국 외교관 생활을 바탕으로 해서 ▲한미 통상마찰과 로비의 필요성▲각 국의 로비활동 ▲대미 경제로비 방안 등의 내용을 수록하고 있다. <박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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