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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 연봉자 170명 大서베이 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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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그대 억대 연봉을 꿈꾸는가? 그렇다면 신념과 신용으로 무장하고 변화의 숲을 헤쳐나가라. 이런 것들이 연봉자들의 정신적 특질이다. 지난해 여름 독자의 관심을 끈 <월간중앙> ‘억대 연봉자 서베이’ 후속편-.>

당신은 신념이 강한가? 신용을 잘 지키는가? 현실안주형이라기보다 현실타개형인가? 일에 대한 집중도가 높고, 의욕적이고, 목표의식이 뚜렷하며 끈기가 있는가?

당신의 답이 대부분 “그렇다”면 당신은 고액소득자거나 앞으로 고소득을 올리게 될 가능성이 크다. <월간중앙>이 지난 8월 초순 억대 연봉자 17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억대 연봉자의 4분의 3 이상이 이런 특성을 지니고 있다.

1. 자주 회의(懷疑)에 빠지지 않는 편이다(전체 응답자의 95.9%)
2. 신용을 잘 지키는 편이다(93.5%)
3.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편이다(92.9%)
4. 일에 대한 집중도가 높은 편이다(85.9%)
5. 모든 일에 의욕적인 편이다(84.7%)
6. 목표의식이 뚜렷한 편이다(82.4%)
7. 끈기가 있는 편이다(80.0%)
8. 변화에 익숙한 편이다(77.6%)
9.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편이다(77.1%)
10. 낙관적인 편이다(74.7%)
11. 모든 일에 자신감이 있는 편이다(74.7%)

이 조사는 지난 8월1일부터 10일까지 열흘 동안 실시했고, 주요 기업 임직원과 전문직 종사자 중 연간소득 1억 원 이상인 사람을 대상으로 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것과 변화에 익숙한 것이 사실상 같은 차원을 다룬다고 본다면 억대 연봉자의 특질은 다음 10가지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다.
신념·신용·변화지향·집중력·의욕·목표의식·끈기·긍정적 태도·낙관주의·자신감-.

억대 연봉자는 회의에 잘 빠지지 않는 신념을 가진 사람이다. 기자가 만나본 성공한 사람들 역시 분야를 막론하고 예외없이 신념에 찬 사람들이었다. 억대 연봉자들은 또 언행이 분명하고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들이다. 접촉하는 사람들로부터 높은 수준의 신뢰 자산을 축적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이들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에 익숙하다. 이번 조사의 응답자들은 억대 연봉에 이르는 데 평균 13년11개월 걸렸다. 강산이 한 번 남짓 변할 만큼 긴 시간이지만 남은 인생은 그보다 몇 곱절 더 길다. 이들도 출발점에 섰을 때는 보통 샐러리맨이었다. 면허증이 있는 전문직 종사자는 그보다 몇 보 앞에 서 있었을 것이다.

이들이 동료들과의 격차를 벌린 요인은 무엇일까? 동료들이 현실에 안주할 때 이들은 변화에 적응했다. 이미 쌓은 지식을 수시로 업데이트하고 꾸준히 자신을 업그레이드했다. 변화에 익숙하다는 것은 이런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고액 연봉자들 예외없이 신념에 찬 사람들

억대 연봉자들은 또 자기 일에 대한 집중력이 뛰어나고 목표의식이 뚜렷할 뿐더러 끈기가 있었다. 이른바 과제지향형 인간이다. 무엇보다 매사에 긍정적이고 낙관적이면서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이룬 경제적 성공이 ‘긍정의 힘’에 의해 떠받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부자학을 연구하는 한동철 서울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자신의 저서 <1% 부자를 잡아라>에서 “부자란 자신의 욕망을 잘 통제하는 ‘뛰어난 마인드 운영자(exceptional mind controller)’”라고 썼다.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고소득자들도 마인드 운영의 고수들 같다.

이번 조사에 응한 억대 연봉자의 4분의 3 이상이 앞서 열거한 10가지 특질을 지니고 있었다. 헌법 개정안의 국회 의결에 필요한 정족수가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다. 전체 응답자의 4분의 3 이상이 이런 태도를 보였다면 이것들이야말로 바로 고액소득자의 정신적 자질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억대 연봉을 꿈꾸는가? 그렇다면 이 10가지 자질을 내 것으로 만들라.

때마침 소득 양극화의 해법을 둘러싸고 진영 간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정부 차원의 해법이야 관점과 입장에 따라 견해가 다를 수 있겠지만 개인의 수준에서는 오직 소득을 끌어올리기 위한 자기구조조정이 있을 뿐이다. 특히 단순한 마인드의 조정은 업그레이드를 위한 교육·훈련처럼 비용이 드는 것도 아니다. 중간 이하의 소득자가 억대 연봉자의 이 10가지 특질을 내 것으로 만든다면 분명 소득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들 특질은 어떤 요인과 관계가 있을까? 첫 번째 특질인 신념부터 살펴보자. 비록 다섯 명에 불과했지만, 고졸 억대 연봉자는 예외없이 신념에 찬 사람들이었다. 또 억대 연봉자 중 기업 종사자는 전문직 종사자보다 신념이 강한 사람들이 많았다.

두 번째 특질인 신용은 큰 차이는 아니지만, 비명문고(신용을 잘 지킨다: 명문고 90.0%, 비명문고 94.4%)·비명문대(명문대 90.1%, 비명문대 96.9%) 출신이 명문 출신보다 더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쩌면 빠지는 학벌에 따르는 불이익을 신용으로 보상받으려 했는지도 모르겠다. 대학 전공별로 보면 이공계 출신이 상대적으로 신용에 신경을 더 많이 쓰는 것으로 보인다.

세 번째 특질인 변화지향은 두 가지를 물어 측정했다. 하나는 ‘현실안주형인가 현실타개형인가’, 다른 하나는 ‘변화친화형인가 변화불화형인가’였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비명문대 출신은 현실타개형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비명문대 출신으로서의 불리함을 현실 타개 노력으로 극복했다고 볼 수 있다. 변화친화형은 인문사회계 출신에서 뚜렷이 많았다.

고소득 기여 요인에 대한 인식 면에서 보면 현실타개형은 업무실적(93.2%)과 성실성을 중시하는 사람(93.0%)이 많고, 연줄을 중시하는 사람(80.8%)은 현저하게 적었다. 고소득을 올리는 데 연줄이 유용하다고 답한 사람 가운데 현실타개형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다.

변화친화형은 업무지식(80.4%)·업무실적(79.7%)·성실성(79.7%) 등을 중시하는 사람 중에 많았고, 학벌(70.4%)을 중시하는 사람들 가운데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벌을 중시하는 사람들 중에는 변화친화형이 적다는 말이다.

한마디로 연줄이나 학벌을 중시하는 사람들은 변화지향성이 약하다고 볼 수 있다. 종사 분야별로 보면 현실타개형(기업 종사자 94.2%, 전문직 종사자 90.0%)과 변화친화형(기업 종사자 84.6%, 전문직 종사자 65.0%) 모두 기업 종사자가 전문직 종사자보다 많았다.

소득이 높을수록 집중력 뛰어나

네 번째 특질인 집중력은 소득이 높을수록 뛰어난 것으로 보인다. 소득이 높을수록 업무 집중도가 높다고 답한 사람이 많았다(1억~1억5,000만 원 83.1%, 1억5,000만~3억 원 85.1%, 3억 원 이상 93.8%). 또 명문고 출신도 업무 집중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명문대 출신은 비명문대 출신보다 스스로 업무 집중도가 높다고 답한 사람이 오히려 적었다. 연령별로 보면 대체로 젊을수록 집중도가 높다고 답한 사람이 많았다.

고소득 기여 요인에 대한 인식 면에서 보면 여섯 가지 요인 중 연줄이 고소득을 올리는 데 유용하다는 사람들만 유독 업무 집중도가 높다는 응답을 현저하게 적게 한 것으로 집계됐다(업무지식 87.6%, 능력 87.0%, 업무실적 86.5%, 성실성 85.9%, 학벌 85.2%, 연줄 76.9%). 연줄이 유용하다고 답한 사람들은 그 자신이 연줄의 수혜자 아닐까?

다섯 번째 특질인 의욕은 명문대 출신(명문대 85.7%, 비명문대 80.0%)과 기업 종사자들(기업 종사자 87.5%, 전문직 종사자 80.0%)이 상대적으로 높아 보인다.

여섯 번째 특질인 목표의식은 고소득 기여 요인에 대한 인식과 관계가 있었다. 고소득 기여 요인으로 업무지식을 고른 사람은 스스로 목표의식이 뚜렷하다고 답한 사람이 많았다(86.6%). 반면 연줄(69.2%)과 학벌(77.8%)이 중요하고 답한 사람 가운데는 목표의식이 뚜렷하다는 사람이 현저하게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곱 번째 특질인 끈기는 비평준화 세대가 다소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력별로 보면 대체로 고학력층일수록 스스로 끈기가 있다고 답한 사람이 많았다. 또 3회 이상 이직 경험자 중 끈기가 있다고 답한 사람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한 직장에서 오래 버틴다고 끈기가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런가 하면 비명문대 출신과 기업 종사자들 가운데 끈기가 있다고 답한 사람이 많았다. 고소득 기여 요인에 대한 인식 면에서 보면 성실성(83.6%)·업무실적(82.0%)·업무지식(81.4%) 등을 중시하는 사람은 끈기가 강하고, 학벌(70.4%)과 연줄(73.1%)을 중시하는 사람은 반대가 끈기가 약한 것으로 보인다. 연령과의 관계는 일관성이 없었지만 올해 57세 이상인 1940년대 이전 출생자의 경우 무려 95.0%가 스스로 끈기가 있는 편이라고 답했다.

여덟 번째 특질인 긍정적 태도는 비평준화 세대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령별로도 나이가 많을수록 긍정적 태도를 보인 사람이 많았다(1970년대 생 59.3%, 1960년대 생 78.9%, 1950년대 생 80.0%, 1940년대 이전 생 85.0%). 학력별로 보면 고학력층일수록 현저하게 긍정적 태도를 많이 보였다(고졸 60.0%, 대졸 74.7%, 석사 76.0%, 박사 87.1%).

소득은 높을수록, 억대 연봉에 이르기까지 걸린 기간은 길수록 대체로 매사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을 많이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 명문고 출신(명문고 82.0%, 비명문고 73.8%)일수록, 전문직 종사자(71.7%)보다 기업 종사자들(81.7%)이 상대적으로 긍정적이었다. 긍정적 태도는 고소득 기여 요인에 대한 인식과도 관계가 있다.

고소득 기여 요인으로 성실성(81.3%)과 업무지식(80.4%)을 중시하는 사람 가운데는 긍정적인 사람이 많은 반면 연줄(61.5%)을 중시하는 사람은 긍정적인 경우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고소득을 올리는 데 연줄이 유용하다고 보는 관점은 이미 부정적 시각을 내포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계속)

이필재_월간중앙 편집위원

[기사전문 보기][월간중앙] 억대 연봉자 170명 大서베이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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