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간세포이식」연구 활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최근 미국에서는 죽음만을 기다려야할 말기 간장병 환자들에게 구세주와도 같은「간세포이식」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간세포이식은 정상인의 간 조직으로부터 세포 일부를 떼어내 간경변등 만성 간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몸 속에 옮겨 심는 기법이다.
이식된 간세포는 환자의 몸 속에서 배양돼 완전한 간 조직으로 성장, 정상적인 기능을 담당하게 된다는 것.
간세포를 제공한 사람에게는 전혀 이상이 없다. 왜냐하면 간세포는 다른 조직의 세포보다 복원력이 매우 우수해 만일 간 조직의 85%가 도려 내진다 하더라도 원래모양대로 회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간세포 이식술은 실험 쥐·토끼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성공사례가 나오고 있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아 이식은 실험실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이식된 세포를 어떻게 환경이 판이한 다른 사람의 몸 속에서 완전한 모습을 갖춘 간 조직으로 배양시키느냐에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학 및 의학자들은 가로·세로 20cm정도 크기의 특수 플라스틱 섬유로 촘촘히 짜여진 세포 보호 판을 고안해냈다.
보호 판에서 간세포를 붙여 같이 이식시킴 의로써 이식 초기에 세포가 떨어져나가거나 파괴되는 것을 방지하고 세포 증식을 돕는다는 것.
그러나 이 인조 보호 판이 제구실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까다로운 조건이 필요하다.
즉 보호 판에 사용되는 특수 플라스틱 섬유는 간세포에 피와 영양을 공급할 수 있어야 하고 세포들을 상호 결합시켜 조직으로 성장할 수 있게 해야 하며 세포가 어느 정도 크기로 성장했을 때 체내에서 자동적으로 녹아 없어져 땀 등을 통해 배출돼야 하는 등 독특한 기능을 지녀야 한다.
불행하게도 아직 이들 조건을 완벽히 만족시키는 특수 플라스틱은 개발되지 않고 있지만 많은 화학자들이 이런 성질을 가진 플라스틱을 만들어내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간세포이식법이 의학자들의 관심을 끌게 된 것은 이식할 수 있는 간의 절대적인 숫자가 부족하기 때문.
간세포이식이 만약 실용화된다면 간 부족 현상은 근본적으로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디스커버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