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벤처 순익 91% 줄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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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코스닥 시장의 체력은 여전히 허약했다. 코스닥 기업들은 평균 1000원어치를 팔아 49원을 남겼다. 은행에 가만히 넣어둬도 챙길 수 있는 수익을 약간 웃도는 장사를 한 셈이다.

17일 증권선물거래소가 발표한 코스닥 기업의 상반기 실적에 따르면, 분석대상 기업(835개사)의 매출액은 총 31조838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1.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1조5722억원)은 6.8% 감소했다.

역시 유가 급등과 환율 하락이 문제였다. 게다가 코스닥 기업 대부분이 대기업의 부품 납품업체라는 구조도 수익성 악화에 한 몫했다. 우리투자증권 이윤학 연구위원은 "대기업의 실적이 나빠지면 코스닥 기업엔 두 배, 세 배 영향을 받는다"며 "D램 등 정보기술(IT) 관련 부품의 가격 하락도 수익성 악화를 부채질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벤처기업의 실적 악화가 두드러졌다. 벤처기업 386개사의 상반기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12.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5.5% 감소했다. 순이익은 91.8%나 줄었다.

반면 일반기업 436개사의 매출액은 11.1% 늘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 8% 감소하는데 그쳤다. 게다가 IMT2000 사업권 허가 취소에 따른 손실을 반영한 LG텔레콤을 제외할 경우, 일반기업의 순이익은 오히려 1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인터넷.통신방송서비스 등은 호조를 보였으나 정보기술(IT) 관련 산업의 실적은 악화됐다. 기업별로는 이네트가 올 상반기, 전년 동기보다 20배 이상 증가한 매출액을 올렸다. 인터파크는 순이익 증가율이 2만7169%에 달했다. 소프트웨어 업체인 더존디지털은 상반기 매출액영업이익률 60.65%를 기록, 1000원어치를 팔아 600원을 버는 '짭짤한' 장사를 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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