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의 거품을 빼자'는 취지로 국내 유명 감독 30명이 뭉쳤다.
박철수(朴哲洙.55)감독을 추진위원장으로 하고 '친구'의 곽경택, '엽기적인 그녀'의 곽재용, '하얀 전쟁'의 정지영, '와일드 카드'의 김유진 감독 등 신진.중견 감독 30명이 참여하는 '뉴 시네마 네트워크(NCN)'가 14일 서울 수송동 편도나무 갤러리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NCN은 제작.배급.마케팅에서 혁신을 꾀하는 일종의 영화 운동이다.
朴감독은 "마케팅 비용을 10억원 넘게 쏟아붓고 프린트(영사용 필름) 1백50~2백벌을 찍어 개봉 첫 주에 승부하는 지금의 영화 환경에서는 감독들의 자유로운 창작 정신이 발휘되기 힘들다"며 "'뉴 시네마 네트워크'는 한국 영화가 좀더 다양해지고 건강해지기 위한 리모델링"이라고 말했다.
NCN은 이달 안으로 감독 10명이 기획.제작에 들어간다. 전 작품이 디지털로 제작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제공하고 다음커뮤니케이션.이머시스.프리콤 등은 자금.인력.기술 등을 지원한다. 편당 제작비는 5억원선.
개봉은 전국 각 지역의 문화회관이나 예술회관.컨벤션 센터를 이용해 페스티벌 형식으로 하게 된다. 홍보도 인터넷으로 제작 전 과정을 공개해 네티즌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관객층이 모이도록 할 계획이다.
관람료는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책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5월께 공개되는 1차 프로젝트로는 곽경택 감독의 '우리 형수'를 비롯해 박종원 감독의 '토니 & 사이다', 박철수 감독의 '모델하우스 보이', 김성홍 감독의 '휘파람' 등이 발표된다.
기선민 기자<murph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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