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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 직항로 개설보도에 교통부 "오리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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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서의원 구형량 고심>
○…검찰은 서경원 의원 사건의 결심공판을 앞두고 서의원의 구형량을 사형과 무기징역 두 가지를 놓고 토론을 거듭하는 등 고심했다는 후문.
검찰은 당초 서의원의 죄질이 문익환 목사나 임수경양 등 다른 밀입북자보다 무거워 무기 구형됐던 문목사보다 형량이 높은 사형을 구형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국민들 눈에는 법률적인 죄질 경중 여하를 불문하고 이들 3병의 밀입북이 큰 차이 없이 비쳐져 국민 법 감정을 고려, 무기징역을 구형했다는 것.
검찰의 한 관계자는 서의원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한 것에 대해 『최근 동서 화해 분위기 속에서 서의원에게 사형을 구형했을 경우 국제사회의 반응과, 평민당이 비록 완벽하지는 않으나 서의원을 수사기관에 자수시킨 점 등이 구형량 결정에 큰 작용을 했다』며 배경을 설명.

<겉으로만 전전긍긍>
○…트리폴리참사와 F-28기 추락 등 잇따른 사고로 교통부의 특별감사를 받고 있는 대한항공은 겉으로는 전전긍긍해하면서도 내심으로는 『뭐 별 것 있겠느냐』고 느긋해 하는 눈치.
대한항공의 한 관계자는 『83년9월 소련 전투기가 격추한 007기의 항로이탈과 12월DC-10 화물기가 앵커러지 공항에서 경비행기와 충돌, 모두 불타버린 사건으로 84년2월 20일간 교통부의 안전검사를 받았으나 특별한 지적사항이 없었다』며 『이번 특별감사 역시 경천동지할 지적사항이 나올 수 없을 것』이라고 여유 있는 표정.

<"보사행정 구각 벗어야">
○…의료보험·수돗물·우지 파동 등 홍역을 치른 보사부는 7일 오후 김종인 장관과 각 실·국장이 참석한 가운데 「보사 업무 발전을 위한 제도 개선 연구 발표회」를 열어 눈길.
연구발표회는 김장관이 7월 취임 초부터 『급증하는 복지수요에 발맞춰 보사행정도 구태의연한 자세를 벗어나 발상의 전환을 해야한다』며 과별로 현안문제에 대한 제도개선을 연구하도록 지시한데 따른 것.
김장관은 이 자리에서 『안목을 좀더 넓게 갖고 업무에 대처하라』고 질책.

<노동계 반발에 멈칫>
○…경영·인사문제나 단체협약 유효기간 중의 재교섭 요구 등을 쟁의 대상에서 제외시키는 지침을 준비중인 노동부는 노총·민주노조·12개 업종별 노조연맹 등 노동계가 「책임자 처벌투쟁」 등 강한 반발을 보이자 다소 멈칫.
노동부 관계자는 이 지침이 노동부로서는 모양이 좋지 않은 일임을 시인하면서도 『경제가 흔들리는 마당이니 누군가 십자가를 지지 않을 수가 없는 것 아니냐』고 말해 이 지침 마련에 바깥의 입김이 있었음을 시사.
이 관계자는 『그러나 수백 가지의 사안이 예상되는 만큼 일일이 쟁의대상여부를 명시할 수는 없는 것이고 원칙적인 교통정리만 하게될 것』이라고 견해를 표명.

<비상근무에 기진맥진>
○…치안본부는 지난 2일 연말연시 방범 비상령을 내리면서 김우현 치안본부장이 『자리를 걸고 민생치안을 확립하겠다』며 기염을 토했으나 불과 사나흘만에 안양 주택은행 공기총 강도·성남 여교사 납치강도 등 굵직한 강력사건이 잇따르자 침통한 분위기.
또 일선 경찰서는 일선 경찰서대로 강력사건 발생시 중징계 불호령에 죽을 맛인데다 지난해 11월부터 1년이 넘도록 계속돼온 특별 비상 근무령에 기진맥진.
이 때문에 치안본부장 및 내무장관실에는 연일 일선 직원들의 항의전화가 걸려와 부속실 직원들은 이들을 설득·격려하느라 진땀.

<언론보도 막기에 급급>
○…2일 김우현 치안본부장이 강·절도 등 민생침해사범 근절에 자리를 걸고 대처하겠다고 공언한 것과 관련, 일선 경찰서장 및 수사간부들은 이들 사범에 대한 예방 및 검거보다 언론보도 막기에 전전긍긍.
이는 본부장이 관내에서 연말연시 특별 방범기간 중 3인조 이상 떼강도가 3회 이상 발생하면 관할경찰서장을 직위 해제하겠다고 언급했기 때문.
이와 관련, 일선 서장 및 수사간부들은 수시로 각 경찰서 기자실에 들러 『이들 사범이 없는 도시가 세계에 어디 있겠느냐』면서 강력범죄 발생의 불가피성을 설명하는 「이색현상」이 속출.

<"한건 올리려 했는데…">
○…교통부는 내년 초 서울∼모스크바간에 정기항로를 개설한다는 내부방침을 세우고 대한항공을 앞세워 정기항로 개설작업을 추진하고 있으면서도 언론이 이를 앞서 보도(중앙일보 12월7일자 1면)하자 교통부 고위관계자들은 『내부방침을 결정한 사실이 없다』며 오리발.
그러나 교통부의 한 간부는 『고위관계자들이 이 같이 오리발을 내미는 것은 한소간 정기항로 개설을 90년 중점 추진사업으로 결정, 내년 업무보고 때 노태우 대통령에게 이를 보고한 후 전격 발표해 대국민 홍보효과를 높인다는 수순을 밟고 있는데 대통령에게 보고도 하기 전에 내부방침이 새어나갔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

<"본청 사용액 얼마 안 돼">
○…서울시는 8일 내년도 예산을 발표하면서 전체 규모가 사상 최대인 4조2백68억 원이나 되나 도시개발공사 예산을 빼면 실제 본청에서 쓸 수 있는 예산은 2조9천억원 규모라고 애써 축소 보도해 줄 것을 요청.
이 같은 요청에 대해 서울시의 한 고위간부는 『주택공사 예산이 건설부 예산에 포함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
그러나 이는 일면 타당성이 있어 보이지만 정작 속사정은 잔뜩 벌여놓은 지하철 추가 건설·주택 40만 가구 건립사업 등에 필요한 재원을 한푼이라도 더 확보해야 하는 마당에 행여 예산이 삭감 당하지 않을까 우려한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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