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 분양에 향남지구 계약률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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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지난달 중순까지 평균 50%대에 불과했던 계약률이 최근 들어 최고 90%대까지 가파르게 올랐다. 44.55평형 400가구를 내놨던 제일건설은 6일 견본주택 문을 닫았다. 회사 관계자는 "더 이상 팔 아파트가 없어 견본주택에서 철수했다"고 말했다.

제일건설의 분양가(평당 680만~690만원)보다 평당 분양가가 40만~80만원 비싼 신영지웰 중대형(39~59평형)도 대부분 집주인을 찾았다는 게 신영 측의 주장이다. 39~53평형 478가구를 내놓은 한일건설 측도 "저층 일부를 제외하곤 사실상 분양이 끝났다"고 밝혔다.

중대형 아파트의 계약률이 높아지자 30평형대의 계약률도 덩달아 올라가고 있다. 향남지구 안에서 가장 낮게 분양가를 책정했던 일신건설산업의 경우 계약률이 최근 80%를 넘었다. 5월 말 동시분양(11개 업체 5889가구) 당시 10~30%에 머물렀던 향남지구의 계약률이 뒤늦게 올라간 것은 업체들이 '파격 분양'에 나섰기 때문이다. 향남 동시분양에 참여한 업체들은 지난달부터 계약금을 500만원으로 낮추고 중도금 무이자 대출금액을 늘리는 등 '출혈경쟁'에 들어갔다. 부동산컨설팅 업체인 유엔알 박상언 사장은 "판교 중대형 분양가가 평당 1800만원에 달하고, 용인 공세동의 아파트가 평당 1200만원에 나오면서 향남지구의 저렴한 분양가가 경쟁력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일부 업체는 인근 부동산 중개업자들에게 미분양 물량을 대거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업체의 계약률이 높은 건 아니다. 분양 초기에 정한 분양조건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는 풍림아이원의 경우 계약률이 아직 50% 안팎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분양대행사 사장은 "일부 업체가 인근 중개업소와 '이면 계약'을 하는 등 편법을 쓰는 경우도 많아 업체들이 주장하는 계약률에 현혹돼 서둘러 계약서를 쓰는 건 곤란하다"고 전했다.

함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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