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국 "스타 의식에 빠졌던 게 실수 … 열심히 뛸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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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명으로 추려진 '베어벡 사단' 멤버들이 다시 모였다.

16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리는 아시안컵 축구 예선 원정경기에 출전할 대표선수들이 13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 소집됐다. 이들은 오후 5시30분 훈련에 앞서 합동 인터뷰를 했다. 대표팀에 재발탁된 최성국과 최근 A3 챔피언스컵에서 우승.득점왕.MVP 3관왕을 차지한 이천수(이상 울산 현대)는 한층 성숙하고 자신감 넘치는 태도로 인터뷰에 응했다.

최성국(사진)은 "나도 모르게 스타 의식에 빠져 있었던 게 마이너스였다. 돌아보면 부끄러운 생각도 많이 들었다"며 "그동안 조언을 해 주는 선후배가 별로 없었는데 결혼하고 아내와 많은 얘기를 나누면서 마음을 추스르는 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짧은 축구 인생에서 효율적이고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기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다짐했다.

이천수는 "우리 팀이 100대 0으로 이기고 있더라도 101번째 골을 넣고 싶다"며 골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그는 "예전엔 킬러라는 말이 왠지 내게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았다. 난 늘 도움을 주는 쪽이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젠 생각이 달라졌다. 좋은 도움을 받아 전문적으로 골을 넣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해외 이적이 잘 풀리지 않는 안정환은 착잡한 표정이었다. 그는 이달 말로 끝나는 유럽 이적 시한을 앞두고 "꼭 빅 리그만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4개월을 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올 여름에 유럽 진출이 무산되면 12월에 열리는 겨울 이적시장까지 '무적 선수'로 남을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 그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은 솔직히 바라보고 있지 않다. 후배들을 위해 물러날 시기가 예상보다 빨리 올 것 같은 생각도 든다"는 말도 남겼다.

대표팀은 14일 오후 대만으로 출국한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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