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서울시청 별관 구내식당에서 서울시와 25개 구청에서 실무교육을 받고 있는 수습사무관 80여 명과의 만찬 간담회에서다. 간담회에서 한 사무관이 "시장님의 외모가 준수하신데, 그게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시느냐"며 질문했다. 이에 오 시장은 "내 외모가 선거에 몇% 영향을 줬는지 심각하게 생각해본 적 없다"며 내실이 있음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시장 선거와 관련해 오 시장은 "상대방이 이미지 선거 쪽으로 가는 바람에 나도 이미지 정치로 경쟁한 것처럼 비친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며 "나는 정책 위주로 선거를 치르려고 애썼다. 실체가 일반인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상대 후보 측에서 '오 후보의 이미지는 백지 같아서 조금만 흙탕물이 튀면 오염될 것'이라고 비난했으나 시간이 갈수록 내 지지율이 올라가는 걸 보고 그러면 그렇지 하고 안심했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그 뒤 오 시장은 '문화도시론'을 소개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한 참석자가 "문화에 치중하다 보면 복지 분야가 취약해지는 것 아니냐"고 공격적인 질문을 한 것이 계기였다. 오 시장은 "똑같은 옷인데도 이탈리아 옷이냐 동대문 옷이냐 브랜드에 따라 값어치가 차이 난다. 문화를 기본으로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경쟁력의 파이를 키울 수 있다. 그러고 나서 복지 얘기도 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오 시장은 "많은 사람이 공무원을 '철밥통'이라고 부르지만 시장이 된 뒤 이런 시각을 바꾸게 됐다"며 공무원들을 칭찬하기도 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사무관은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편안한 분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 점에서 다른 기관의 수장(首長)들과는 차별화된다"고 소감을 말했다.
신준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