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꿈나무] 어떻게 돕지 ? 학대받는 제3세계 친구들을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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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넌 네가 얼마나 행복한 아이인지 아니?

조정연 지음, 국민출판, 192쪽, 9000원

이 세상 어떤 곳에서는 아이들의 목숨이 껌값만도 못하다.

달콤한 초콜릿의 원료가 되는 코코아를 생산하는 코트디부아르의 농장. 그곳 어린 아이들은 하루 종일 고된 노동에 시달린다. 농장에서 탈출하다 붙들린 아이들은 피가 터지도록 얻어맞고 죽어간다.

라타는 캄보디아의 쓰레기 매립장에 살고 있다. 워낙 가난한 탓에 음식물 찌꺼기를 주워 먹으며 생계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쓰레기가 타면서 내는 유독가스에 조금씩 생명을 잃어 가는지도 모른 채 라타는 쓰레기 더미를 뒤진다.

아랍 에미리트의 대표적인 관광 상품 낙타 경주. 시속 65㎞로 내달리는 낙타의 등에는 조그마한 검은 혹이 하나씩 매달려 있다. 낙타몰이꾼이다. 네 살 때 유괴되어 낙타몰이꾼으로 5년간 혹사당한 알스하드의 키는 거의 자라지 않았다. 몸무게가 늘면 낙타가 빨리 뛰기 힘들다며 어른들이 먹을 것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홉 살 소녀 아미나타는 돈을 벌게 해준다는 말에 속아 고향인 베냉을 떠나 가봉에 왔다. 오전 5시, 집에서 2㎞ 떨어진 우물에서 물을 길어오는 일로 시작된 아미나타의 하루는 요리.청소.설거지.빨래에다 거리에서 물.과일 따위를 파는 행상까지 해내야 겨우 끝난다. 그나마 물건을 다 팔지 못하면 주인에게 채찍으로 맞거나 밤새 헛간 말뚝에 묶여 있는 벌을 받는다.

우리나라 아이들이라면 상상도 못할 일들이 일어나는 것이다. '노예제도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회원이자 여행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제 3세계에서 고통받는 어린이들의 참상을 그렸다. 어린이용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라 할 수 있겠다. 책 수익금의 일부는 고통받는 아이들을 돕는 데 쓰인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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