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거리 한때 "무법천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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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경북 포항시 죽도2동 동국대병원 앞에서 민주노총 노조원들이 포스코 본사까지 거리행진을 벌이다 저지하는 경찰의 방석모를 끌어당기며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포항=조문규 기자

"포항시가 또다시 무법천지가 됐다." (포항시민 이모씨.45.상업)

민주노총의 시위가 벌어진 9일 오후 포항시 형산교차로 일대는 노조원의 죽봉과 쇠파이프, 경찰의 물대포와 방패가 부딪치면서 아수라장이 됐다. 110여 명이 다쳤다.

이날 노조원 7000여 명은 포항지역 건설노조원 하중근(44)씨의 사인 규명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어 포스코 본사로 향했다. 경찰 83개 중대 8500여 명은 이를 저지했다.

이에 맞서 노조원들은 길이 5m가량의 깃대용 죽봉과 쇠파이프를 경찰에 휘둘렀다. 일부 노조원은 경찰버스를 밧줄로 묶어 끌어낸 뒤 버스를 경찰 쪽으로 밀어붙였다. 경찰은 "노조원들이 경찰버스의 엔진을 떼가는 등 버스를 탈취했다"고 말했다.

노조원들은 시위를 막는 전경을 대열에서 끌어내 집단 폭행하고, 죽봉으로 찌르는 등 과격한 시위를 밤 늦게까지 계속했다.

양측의 충돌로 최모(20) 이경의 코뼈가 부러지는 등 60여 명이 부상했다. 노조원도 50여 명이 다쳤다. 인근 도로에 주차돼 있던 일반 차량 10여 대도 파손됐다.

민주노총은 4일에도 같은 집회를 하면서 경찰과 충돌해 양측 150여 명이 다쳤다. 민주노총은 19일 다시 집회를 연다.

포항=홍권삼.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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