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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 달래는 미국 “한국·유럽서 미군 안 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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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지난 17일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지난 17일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17일(현지시간) 한국은 내전을 벌였던 아프가니스탄과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며 주한미군 철수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또 대만과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헌신은 그 어느 때보다 굳건하다고 강조했다. 미군이 철수한 아프간을 탈레반이 점령하면서 동맹국들의 불안감이 커지자 백악관이 한국과 대만 등은 아프간과 다르다며 선을 그은 것이다.

백악관 “아프간과 상황 완전 달라”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열린 설리번 보좌관의 기자회견은 아프간이 탈레반에 함락된 뒤 처음으로 국가안보 책임자가 언론 질문을 받는 자리였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국민 연설을 했지만 쏟아지는 질문에 답하지 않고 퇴장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이나 유럽에서 우리 병력을 철수할 의사가 없다고 반복적으로 말해 왔다”며 “우리가 지금 아프간에서 접하는 상황과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말했다. ‘어제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의 국익이 없으면 미군을 희생시키지 않겠다고 했는데,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에서 철군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답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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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리번은 “미국은 한국과 유럽에서 아주 오랫동안 군대를 유지해 왔으며, 내전의 한가운데에 있는 게 아니라 잠재적인 외부의 적을 상대하기 위해 주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외부의 적으로부터 우리 동맹을 보호하는 것이므로 지금 아프간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설리번의 발언은 주한미군은 북한이라는 외부의 적으로부터 미국의 동맹인 한국을 보호하기 위해 주둔하는 것으로, 정부와 탈레반이 충돌한 아프간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인식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중국 공격을 우려하는 대만과 테러 걱정을 하는 이스라엘 등이 미국으로부터 버려지는 것을 걱정하는 데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반응을 묻는 말도 나왔다. 설리번은 “동맹과 동반자에 대한 우리의 헌신은 신성불가침이며 항상 그래왔다고 믿으며, 대만과 이스라엘에 대한 우리의 헌신은 그 어느 때보다도 굳건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회가 많았는데도 자신을 지키지 못한 아프간과는 사정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설리번은 “미국은 지난 20년간 아프간에 피와 재화, 땀과 눈물을 줬고 훈련과 장비를 모두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미국의 국익이 아닌, 다른 나라 분쟁에서 싸우는 과거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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