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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들, 암호화폐 6932억원 훔쳤다…사상 최대 도난 사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6억 달러(약 6932억원)어치의 암호화폐가 해킹당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암호화폐 업체 폴리네트워크는 10일(현지시각) “해커들이 시스템의 취약점을 이용해 바이낸스 체인, 이더리움, 폴리곤 블록체인의 자산을 해킹했다”고 밝혔다. 폴리네트워크는 서로 다른 암호화폐를 교환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이다. 프랑스 AFP통신은 이번 해킹으로 인한 피해액이 6억 달러(약 6932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비트코인 이미지. 연합뉴스

비트코인 이미지. 연합뉴스

이번 해킹 사건은 피해 규모에서 과거 코인체크와 마운트곡스의 해킹 사건을 능가한다.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체크는 2018년 1월 5억3000만 달러(약 5700억원) 상당의 암호화폐가 해킹당하는 피해를 입었고, 마운트곡스는 2014년 2월 해킹으로 비트코인 85만개를 도난당해 파산했다. 블록체인 보안 업체 사이퍼트레이스에 따르면, 해킹 등에 의한 암호화폐 사고 피해액은 지난 7월까지 4억7400만 달러(약 5470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폴리네트워크 해킹 사고를 더하면 누적 피해액수가 10억 달러(약 1조1552억원)를 훌쩍 넘는다.

폴리네트워크는 해커들이 사용한 온라인 주소를 공개하고 블록체인 채굴자들과 암호화폐 거래소에 “해커들의 주소에서 나온 암호화폐를 블랙리스트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해커들을 겨냥해 “당신들이 훔쳐간 돈은 몇십만명의 암호화폐 커뮤니티 구성원들의 것”이라며 대화로 해결책을 찾아보자고 제안했다.

암호화폐 정보 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후 1시 기준 비트코인은 4만5681달러(약 5276만원), 이더리움은 3166달러(약 365만원)에 거래 중이다. 24시간 전 거래 가격과 비교해 비트코인은 0.08% 내렸고 이더리움은 1.66% 오르며 해킹 소식에도 불구하고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코인원 고객센터에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코인원 고객센터에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한 달 만에 투자 심리 ‘극단 공포→탐욕’

비트코인이 오르는 것은 해킹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미 의회의 암호화폐 규제 정책, JP모건의 비트코인 펀드 판매 등이 더 큰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최근 미 의회에서 암호화폐 규제안을 논의 중인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에게는 과세하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며 암호화폐가 상승 기류를 탔다.

여기에 미국 JP모건이 개인 고객을 위한 비트코인 펀드를 포트폴리오에 새로 추가한 점도 투자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CNBC에 따르면 JP모건은 지난 5일 초고액 자산가에게 새로운 비트코인 펀드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암호화폐 투자심리도 회복됐다. 암호화폐 정보 업체 얼터너티브에 따르면 암호화폐 투자자 심리를 보여주는 ‘공포·탐욕 지수’는 현재 70점으로 ‘탐욕’ 상태다. 불과 지난달만 해도 이 점수는 20점으로 ‘극도의 공포’ 상태였다가 지난주에 40점대를 회복하며 ‘공포’ 상태가 됐다. 이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공포를, 100에 가까울수록 탐욕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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