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수장 “암호화폐 시장, 무법천지 서부시대 비슷”

중앙일보

입력 2021.08.05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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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게리 겐슬러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를 이끄는 게리 겐슬러(사진) 위원장이 암호화폐 시장을 향해 강력한 규제를 펼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암호화폐 시장을 무법천지였던 미국 서부시대(Wild West)에 비유하면서다. 미국 증권 당국 수장의 강력한 경고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대부분 암호화폐 가격은 하락했다.

“최대한도로 감독할 것” 강력 경고
비트코인 등 대부분 가격 하락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미 CNBC 방송 등에 따르면 겐슬러 위원장은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소재 싱크탱크 아스펜연구소가 주최한 안보 포럼에 참석해 “솔직히 말해서 지금은 미국 서부시대와 비슷할 정도로 암호화폐 투자자들을 충분하게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암호화폐 시장을 가능한 최대한도로 감독할 것”이라며 “암호화폐 관련 거래, 상품, 플랫폼에서 규제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의회로부터 SEC가 추가 권한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암호화폐 자산 가치가 1조 달러 이상까지 폭발적으로 성장했지만, 관련 규제 미비에 각종 사기(Scam)가 늘고 금융 불안정성을 키우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암호화폐 영역에서 많은 부분은, 투자자들과 소비자들을 보호하고 범죄를 줄이고, 금융 안정성을 촉진하고, 국가 안보를 보호하는 규제 밖에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겐슬러 의장은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탈중앙화 금융(Defi·디파이) 자체에 대한 규제도 시사했다.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암호화폐 강의를 맡았을 정도로 관련 기술에 대해 잘 아는 그는 “미국인들이 디파이 플랫폼 등에서 암호화폐를 사고, 팔고, 빌리고 있지만, 투자자 보호에서는 공백이 많다”고 지적했다.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이 자신의 보유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려 더 많이 투자하는 것처럼,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투자자들은 디파이를 통해 돈을 빌려 암호화폐에 더 투자하고 있다. 데이터 업체 디뱅크에 따르면 디파이에 담보로 잡혀 있는 암호화폐 자산은 1년 전 30억 달러에서 현재 850억 달러 규모로 급증했다. 겐슬러 위원장은 “암호화폐 금융의 세계는 사람들이 암호화폐를 빌려주는 단계로까지 확장됐다”며 “이런 플랫폼은 증권법과 상품·은행 감독 규정의 감시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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