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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만 법정 박삼구 "사회적 물의 죄송, 성실히 재판 받겠다"

중앙일보

입력

 '계열사 부당지원' 의혹을 받고 있는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지난 5월 12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계열사 부당지원' 의혹을 받고 있는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지난 5월 12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삼구(76)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첫 공판에 나와 “분신 같은 아시아나항공과 계열사에 피해를 줬다는 내용으로 재판을 받게 돼 안타깝다”며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부장 조용래)는 박 전 회장과 금호그룹 전략경영실 임직원 3명의 1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앞서 열린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었다. 이날 재판은 박 전 회장이 지난 5월 구속기소 된 뒤 열린 첫 정식 재판으로, 박 전 회장은 3개월여 만에 황토색 수의 차림으로 법정에 출석했다. 박 전 회장은 직업을 묻는 재판장의 질문에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박 전 회장의 변호인은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박 전 회장은 무려 3000억원 이상의 사재를 쏟아부었는데도 검찰은 박 전 회장이 오로지 개인의 이익을 위해 기업에 막대한 피해를 줬다고 비판한다”며 “여러 사정에 비춰봤을 때 계열사에 피해를 준 바가 없고, 그런 인식도 없었다”고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에서는 박 전 회장에게 직접 발언 기회가 주어지기도 했다. 재판부가 변호인의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과 피고인의 입장이 같은지, 추가하고 싶은 부분이 있는지 피고인에게 물었기 때문이다.

박 전 회장은 “먼저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서 금호그룹의 임직원과 그룹을 아껴준 국민 여러분에게 머리 숙여 사죄의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다”고 발언을 시작했다. 이어 “그룹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던 임원들까지 이 자리에서 함께 재판을 받게 돼 마음이 무겁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시아나 항공은 제가 설립 때부터 모든 것을 바쳐 일궈온 분신 같은 회사인데, 그런데도 제가 아시아나 항공과 계열사에 큰 피해를 줬다는 내용으로 재판을 받게 돼 안타까울 뿐”이라며 “재판 과정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발언을 마쳤다.

검찰은 박 전 회장이 그룹 경영권 지배력 강화를 위해 계열사 자금을 횡령하는 등 위법한 행위를 했다고 보고 구속기소 했다. 검찰은 박 전 회장이 2015년 12월 금호터미널 등 금호그룹의 4개 계열사 자금 총 3300억원을 인출해 한국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갖고 있던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 모회사) 경영권 주식 인수 대금으로 임의 사용했다는 혐의(특경법 위반 횡령) 등을 받고 있다.

또 2016년 8월부터 다음 해 4월까지 금호그룹 9개 계열사가 자금난에 빠진 금호기업에 무담보·저금리로 총 1306억원을 빌려주게 한 혐의(공정거래법 위반) 등 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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