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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기준 최다, 비수도권 700명대...당국 “4차 유행 전국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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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경보가 내린 지난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송정해수욕장을 찾은 시민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뉴스1

폭염경보가 내린 지난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송정해수욕장을 찾은 시민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뉴스1

수도권을 중심으로 번지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불길이 전국으로 번지고 있다. 비수도권 하루 신규 확진자가 지난해 2~3월 1차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700명을 넘어섰다. 수도권 확산세가 정체됐지만, 비수도권에선 오히려 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8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729명으로 주말 기준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최다를 기록했다. 직전 주말 최다 기록은 2주 전 토요일(7월 24일, 발표일 기준 7월 25일)의 1487명으로, 이보다 242명 많다. 지난달 7일(1212명) 이후 33일 연속 매일 1000명대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 초 수도권에서 시작된 4차 대유행은 전국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날 신규 확진자는 국내 발생이 1670명, 해외 유입이 59명이다. 이 중 수도권 확진자가 총 967명(57.9%)이고, 비수도권 확진자는 총 703명(42.7%)으로 나타났다. 비수도권 확진자는 이날 700명 선을 돌파했고, 비율 역시 40%를 뛰어넘었다. 지난해 2~3월 대구ㆍ경북을 중심으로 번진 1차 대유행 이후 처음이다. 위중증환자와 사망자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주 하루 평균 위중증환자는 347명으로, 그 직전 주의 280명보다 늘었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에서 “비수도권의 확진자 수와 비중이 계속 증가해 4차 유행이 전국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4주째, 비수도권의 3단계가 2주째 이어지고 있지만 확산세는 좀처럼 잡히지 않는다. 정부는 오는 22일까지 현행 거리두기 단계를 2주 더 연장했다. 부산은 10일 0시부터 4단계로 격상키로 했다. 현재 4단계 지역은 서울·인천·경기와 대전,충주시·김해시·창원시 등 7곳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중대본 브리핑에서 “수도권은 완만한 감소세이며, 비수도권은 유행 속도는 줄어들고 있으나 아직도 대전, 충청, 부산, 경남, 제주 등을 중심으로 유행이 계속 확산하고 있다”라며 “다소 아쉬운 결과이나 변화는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한 주(8.1.~8.7.) 1일 평균 국내 발생 환자 수는 1495.4명으로 직전 주(7.25.~7.31.)의 1505.9명에 비해 10.5명 감소했다. 수도권 환자는 936.6명으로 지난주(959.7명)보다 23.1명 감소했지만, 비수도권 환자는 558.8명으로 지난주(546.2명)에 비해 오히려 늘었다.

부산 해수욕장 파라솔 접는다 휴일인 8일 부산 해운대구 코로나19 방역 단속요원들이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을 대상으로 마스크 착용 등을 단속하고 있다. 부산시는 하루 평균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서는 등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자 사회적 거리두기를 오는 10일 0시부터 4단계로 강화해 해운대 등 부산 지역 해수욕장도 모두 폐쇄한다. 부산=송봉근 기자

부산 해수욕장 파라솔 접는다 휴일인 8일 부산 해운대구 코로나19 방역 단속요원들이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을 대상으로 마스크 착용 등을 단속하고 있다. 부산시는 하루 평균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서는 등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자 사회적 거리두기를 오는 10일 0시부터 4단계로 강화해 해운대 등 부산 지역 해수욕장도 모두 폐쇄한다. 부산=송봉근 기자

권 1차장은 “소상공인과 의료진들을 비롯한 국민 여러분의 희생과 인내, 참여로 감염 규모가 더 커지는 것을 막고 있지만, 좀처럼 줄어들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며 “휴가지에서 복귀하는 분들의 진단검사 건수가 증가하고 있고, 또 요양원과 실내체육시설 등에서의 집단감염으로 유행이 다시 확산세로 돌아설 조짐마저 보인다”고 우려했다.

권 1차장은 “4차 유행 이전에 비해 중증환자도 배 이상 증가했고, 의료자원이 감당해야 할 부담도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거리두기 연장에 대해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가 생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이것이 어쩔 수 없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2주간 확산 추이를 살펴보면서 수도권의 확진자 수가 900명대로 떨어지고 감소세가 뚜렷해지면 방역 조치를 완화할 계획이다. 하지만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과 여름휴가, 광복절 연휴 등 위험 요인을 고려하면 추석 이후까지 방역 조치를 완화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3단계부터는 직계가족이라도 5인 이상 모일 수 없어서 이대로면 추석 명절에 가족 모임이 불가능해진다.
손영래 반장은 “2주간 거리두기 연장으로 국민들과 함께 노력해서 수도권 환자 감소세를 뚜렷하게 만들고 비수도권은 증가하는 양상을 정체시켜 확산을 저지하는 게 목표”라며 “목표가 달성된다면 수도권은 단계 하향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고, 이후 방역상황도 예방접종 확대와 함께 조금씩 호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추석 전까지 상황을 좀 더 안정적으로 통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오는 추석 연휴까지는 국민 70% 수준인 3600만명의 1차 백신 접종을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1차 접종만으로는 변이 예방 효과가 30%대에 불과하다. 접종 완료자(2차 접종뒤 2주 경과자)가 대폭 늘어나는 때까지는 백신 접종에 의한 확진자 감소를 기대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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