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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전직할시|2천년대엔 행정·과학 중심도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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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89년 직할시로 승격되면서 행정구역이 5백업평방km로 늘어나 면적으로는 전국 제2도시가 된 대전. 경부·호남선의 분기점으로 교통의 요지이면서도 소비도시에 불가했던 대전은 2000년대를 앞두고 변모를 거듭, 각종 연구단지가 들어서는 등 행정도시로서의 국제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대전은 머지않아 제2의 수도가 됩니다. 서울이 정치·금융의 중심지라면 대전은 국제적 첨단· 정보산업과 행정 신경망의 집결지로서 2000년대 전세계에 한국을 대표하는 도시가 될 것입니다.』
대전의 이봉학 초대 직할시장이 말하는 2000년대 대전의 청사진이다.
대덕 연구단지, 93년 무역박람회, 3군사령부 이전 등으로 행정도시로의 변모를 거듭, 대전은 이제 어제의 모습이 아니다. ·
『90년대에 서울∼대전간 고속전철이 건설되고 기존 고속도로에 동서고속도로가 완공되면 대전은 명실상부 국토의 허리가 됩니다. 나라가 힘을 쓰려면 허리에 그 중심이 모여야하지 않겠습니까?』
이 시장의 말대로 대전이 국토종합개발계획의 중핵도시로 부상한 것도, 73년 박정희 대통령이 첨단과학기술연구단지를. 대덕에 건립하자고 했던 것도 따지고 보면 이런 지리적 이점 때문이었다.
78년 한국표준연구소가 처음 들어서면서 모습을 갖춰나간 대덕단지에는 지금 전자통신연구소·한국화학연구소·천문우주과학연구소·항공우주연구소·한국과기대·동력자원연구소등 18개 연구기관이 들어서 있으며 7백20명의 박사와 1천8백여명의 석사가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문평리에 3공단>
92년까지 2조원이 투입돼 2단계 확장공사가 마무리되면 28평방km의 부지에 민간연구소 22개를 포함, 모두 50개의 연구기관·대학이 들어서며 2만여명의 박·석사 등 고급인력이 반도체·생명공학·정보통신·원자공학·정밀화학·고분자 등을 연구하게된다.
과학기술처 대덕단지관리소장 이상태씨(50)는 『대덕 연구단지는 앞으로 건설될 첨단산업단지와 연계해 전국기술지대 망을 조성하는·핵심지역이 될 것이며 이곳에 종사하는 두뇌집단은 우리 나라 산업과 과학을 이끌어 나가는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전시는 이와 함께 나성구·구칙동과 용산동일대 1백여만평 부지에 오는 93년까지 첨단산업단지를 조성, 대덕연구단지와 연계, 발전시킬 계획도 세우고 있다.
90년6월까지 이들 지역에 대한 용지보상을 끝내게 되면 내년 하반기부터 단지조성공사에 착수, 통신·전자응용기기, 우주항공, 유전자공학 관련 산업체 등을 유치하게된다.
대전시는 또 현재 전국최하위 규모인 공단(30만평)을 확충하기 위해 신?율 문평리 일대 39만평 부지에 제3공단을 세운다.
노상선 대전시 도시계획국장(56)은 『2000년대 서해안 개발시대의 주축은 대전이 될 것』이라며 『대덕단지를 중심으로 한 첨단산업공단은 대전을 잘 사는 과학도시로 만들어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전은 이미 지난 76년부터 팽창하는 서울을 대신할 행정도시로 여러 차례 물망에 올라 대전시민들을 들뜨게 했었다.·
5공화국 정부가 84년. 또 다시 행정도시로 다소 축소 조정한 최종계획안을 발표하면서 늦어도 2001년까지 대전의 둔산 지구에 중앙행정부처의 3분의1이 이전하게 될 예정이다.

<캔버라시 모델로>
토지개발공사가 사업비 6천4백17억원을 들여 2백62만평에 조성하는 이 행정타운에는 중앙정부기관 이전을 위한 22만평의 부지가 별도로 조성되고 있다.
호주 캔버라시의 도시형태를 모델로 인공호수를 중심으로 한 방사선형의 시가지가 될 행정타운에는 23만평 규모의 문예단지도 91년5월까지 완공된다.
호수공원· 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등 문예체육시설·녹지공간 등으로 꾸며질 이 단지는 무역박람회 행사에 쓰인 뒤 일반에 공개된다.
대전의 이 같은 발전 몸부림은 93무역박람회를 통해 한차례 중간점검을 하게될 것이며 이를 거쳐 대전을 획기적 발전의 계기로 삼을 것이다.
도룡동 55만여 평의 부지에 세계 50여 개국 1백여 업체가 참여해 최첨단 과학기술을 겨루게될 무역박람회는 대전발전의 중추인 대덕연구단지와 첨단산업단지를 충분히 자극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종완 대전상공회의소장(54),은 『무역박람회는 88올림픽이 우리 나라에 기적을 가져온 것처럼 대전의 기적을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전시는 그 동안 93년을 염두에 두고 각종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를 서둘러 왔다.
천변 고속화 도로 3개 노선 42km와 한발대로 11·7km, 남부순환도로 20·9km 등 대형도시순환 망이 구축되고 있으며 61·7%에·불과했던 주택보급률을 64%로 끌어올렸고 무주택 서민을 위한 임대주택 3만 가구와 장기임대주택 9천7백 동도 계획대로 공급할 방침이다.
91년까지 대청호계통 상수도 확장사업을 계속추진, 91년에는 현재 하루 41만t의 공급용량을 61만t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대전시는 이와 함께 93년까지 3백83억원을 들여 5천3백만 그루의 나무를 심고 26만4천평방m의 잔디를 조성하면 쾌적한 공원도시의 모습을 갖출 것으로 기대하고있다.
한편 대전의 이 같은 팽창과 발전은 보수적인 대전시민을·개방, 진취적으로 만들기도 했지만 전래의 미풍양속이 사라져 가는 도시화의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 것도 사실이다.

<「한밭뿌리운동」펴>
따라서 서울을 제외하고는 전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국악연구원을 집중지원, 이 고장문화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고 대전시립교향악단의 매년 10여회가 넘는 정기연주회와 83년부터 시작된 한밭문화제를 민간단체의 한발뿌리 심기운동 등 정신운동으로 연결, 시민정신을 되살리는 좋은 불씨로 가꿔갈 계획이다.
오남세 연극협회 대전지부장(57) 은 『직할시 승격 전 10여개에 불과했던 극단이 20여개로 늘어났으며 관객도 많이 몰리고 있다』며 대전시의 발전이 문화적 발전으로도 이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12월5일에는 건평 5천2백여평 규모의 한밭도서관도 개관, 이 고장 교육발전에도 한몫을 해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오종혜 관장(57)은 『대전의 물리적 발전에 걸 맞는 문화적·정신적 충족을 위해 시민 모두가 즐겨 찾는 도서관이 되도록 운영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서해안시대를 맞은 대전의 곳곳에서 울려 퍼지는 개발의 소리에는 남다르게 활기찬 생기가 묻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글=김현태 기자
사진=장남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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