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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개소문' 세트장 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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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기획예산처와 시민단체로부터 대표적 예산 낭비 사례로 꼽힌 지방자치단체의 드라마 촬영장 유치가 지방의회에서도 제동이 걸렸다.

충북 단양군의회는 최근 열린 추경예산안 심의에서 단양군이 제출한 SBS 대하드라마 '연개소문' 세트장 건립비 40억원 전액을 삭감해 세트장 건립사업을 무산시켰다. 단양군은 10월 말까지 영춘면 하리 온달관광지 안 4150평에 장안성과 낙양성 등 중국의 수.당나라 황궁세트장을 만들 계획이었다.

단양군은 세트장 건립비 50억원 가운데 우선 40억원에 대해 예산을 편성했으며 이와 별도로 드라마 제작지원비 30억원을 책정하는 등 모두 8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었다.

단양군은 80억원 가운데 이번 추경예산안에 40억원을 편성했으며 나머지 40억원은 내년 예산안에 반영할 예정이었다.

군 의회는 "군 살림살이도 넉넉하지 않은데 80억원의 많은 예산을 들여 추진하는 사업치고는 성과가 극히 불투명하다"며 "다른 지자체가 건립한 상당수 세트장처럼 흉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군민의 뜻을 모으는 절차도 없이 사업이 추진되는 등 절차상 하자도 문제점으로 불거졌다.

반면 단양군 관계자는 "세트장을 지으면 구인사.남한강 래프팅 코스.온달관광지와 연계, 관광명소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영춘면 관광객이 연간 150만 명에서 20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세트장 건립 예정지인 영춘면 주민 50여 명은 7일 단양군의회를 방문, "세트장이 건립되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예산안 재심의를 요구하는 청원서를 제출하고 항의했다.

단양=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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