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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과 기싸움 시작 이준석 "국민의힘 정권교체에 일조해 달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완충’까지 두 칸 모자랐던 국민의힘의 배터리가 가득 찼다. 2일 오전 국회를 찾아 국민의힘 지도부를 만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이준석 대표의 제안에 따라 회의장 배경에 그려진 배터리 그림의 하얀 공백에 빨간색 스티커를 직접 붙였다. 이 대표는 “이제 ‘대동소이’가 아닌 ‘대동단결’ ‘일심동체’가 됐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에 입당한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왼쪽)와 이준석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선주자들의 완전 충전을 의미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에 입당한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왼쪽)와 이준석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선주자들의 완전 충전을 의미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화기애애했던 모습과 달리 두 사람의 발언에선 확연한 시각차가 느껴졌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이 경선 버스에 탑승해준 것이 너무 감사하다”며 “이젠 버스 타신 모든 분에게 안락한 경험, 안전한 경험을 제공하는 게 당과 지도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을 향해 “같이 탑승한 분들과 치열하면서도 아주 공정하고 흥미로운 경선을 진행해 나중에 우리가 정권교체를 이루는 데 꼭 일조해 달라”고 덧붙였다.

반면 이어 발언에 나선 윤 전 총장은 “대승적으로 정권교체를 하기 위해, 더 보편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국민의힘에 입당한 것"이라며 "일단 당원이 됐기 때문에 정권교체를 국민의힘과 함께 확실하게 해낼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 모든 걸 바치고 헌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이 10여 명의 당 소속 대선 주자들 중 한 사람임을 강조한 이 대표의 발언과 달리,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을 정권교체의 도구로 활용하겠다는 쪽에 무게를 확실히 실었다는 해석이다. 당 일각에선 "범 야권 지지율 1위인 윤 전 총장이 자신감을 드러내놓고 표출한 것"이란 얘기가 나왔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오전 한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윤 전 총장의 지난달 30일 ‘기습 입당’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솔직히 섭섭하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이 대표는 “의도가 뭔지 모르니 섭섭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또 “윤 전 총장의 입당 환영식이 열리냐”는 질문엔 “오늘은 상견례”라며 “환영식은 다른 대선주자(장성민 전 의원)가 입당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는 당 대표실 산하에 ‘대선 예비후보 검증단’을 설치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후보에 대한 방어 논리 등을 제공하려면 실제로 어떤 상황인지 알아야 한다”며 “상대측 공격이 예상되는 사안에 대해 미리 정보를 취합하고 그 바탕으로 방어논리를 개발하는 것들이 주 업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정치권에선 ‘쥴리 논란’ 등에 대한 당 차원의 공식 검증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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