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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토벨' 승인받은 종근당 김종우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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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1년에 창립된 종근당이 60여년 만에 첫 신약 개발이란 경사를 맞았다. 이 회사가 10년 동안 1백50억원의 연구비를 쏟아부어 만든 소세포폐암.난소암 치료제인 '캄토벨'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공식 승인을 받은 것. 캄토벨 개발의 주역인 김정우(金正優.57.사진)사장을 만났다.

-캄토벨은 어떤 약인가.

"소세포폐암.난소암 환자 51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한 결과 45%가 반응(암의 크기가 50% 이상 감소)을 보였다. 이 같은 반응률은 기존 항암제인 탁솔(34%).토포테칸(21%) 등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항암제는 약효보다 부작용을 얼마나 최소화했는지가 더 중요한데.

"기존 항암제의 흔한 부작용인 백혈구 감소.혈소판 감소.빈혈.구토.피로감 등의 빈도와 강도를 현저히 낮췄다고 자부한다. 설사를 하지 않고, 머리카락도 거의 빠지지 않는다."

-국내에서 8종의 신약이 나왔으나 마케팅에 크게 성공한 약은 드물다.

"국내 시장만을 겨냥해선 신약 개발은 의미가 없다. 캄토벨의 경우 국내 시장 규모가 커야 연간 2백억원 정도다. 기술을 해외에 팔 수 있고 전 세계에서 통하는 신약이라야 비로소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된다."

-캄토벨은 종근당의 기술로 순수 합성해 만든 약인가.

"아니다. 처음엔 1백% 합성해서 만들 계획이었다. 그러나 23단계의 합성 과정을 거쳐야 하는 등 경제성이 떨어져 궤도 수정을 했다. 중국산 회수나무에서 얻은 물질을 기본으로 해 2, 3단계의 합성과정을 거쳐 만들었다."

-1백50억원이 거액이긴 하지만 선진국의 신약 개발비에 비해선 훨씬 적은 액수인데.

"선진국에선 신약 개발비로 보통 1억~5억달러를 쓴다. 우리가 훨씬 적은 투자로 성공을 거둔 것은 축적된 노하우와 운이 따랐기 때문이다. 신약 개발은 엄청난 돈과 시간이 들지만 실패하면 한푼도 건질 수 없는 모험이다."

-정부 지원은 어느 정도 받았나.

"19억원을 지원받았다. 우리나라 제약업계는 신약 개발을 위해 축적된 기술.인력.시설이 없었다. 열악한 환경에서 신약 개발에 나서는 국내 제약사들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의사들의 애정이 절실하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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