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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회장 '그림자' 김준 비서실장은 누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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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

과거 국정원의 모토가 아니다. 재계 총수들을 그림자처럼 쫓아다니며 수행하는 이른바 'NO.3'인 비서실장들을 이 만큼 잘 표현해 주는 단어는 없다.

김준 삼성 전략기획실 전무.(자료사진=중앙포토)

세간에 얼굴이 잘 알려지지도 않고 직급도 그리 높지 않지만 '보이지 않는 실세'로 통하는 이들은 그룹 회장의 심중을 누구보다 잘 읽고 있다. 그러나 있는 듯 없는 듯한 행동은 물론 무거운 입도 요구된다.

소위 '빅 4'로 통하는 삼성, 현대차, SK, LG의 비서실장들은 대부분 전무 또는 상무급 임원이다. 그러나 대다수 대기업의 비서실장(팀장)은 부장 또는 차장급의 수행비서만 있을 뿐이다. 이유는 기업 규모와 무관치 않다. '빅4'의 경우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그만큼 복잡한 사업으로 인해 비서팀의 기능과 역할이 비대해졌기 때문이다.

국내 대기업의 비서팀장 중 가장 오랜 경력의 소유자은 역시 이건희 삼성 회장의 '그림자'인 김준 전무(48)다.

고려대 경제학과를 마치고 삼성생명에 입사한 뒤 94년 비서실 부장으로 비서 업무를 시작한 그는 2001년부터 비서팀장을 맡았다. 1년에 수개월을 해외에서 보내는 이 회장을 수행하느라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지만 언제나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업무에만 충실하다는 평이다.

이 회장의 김 전무에 대한 신임은 놀라울 정도다. 1994년 삼성 비서실 부장으로 승진한 그는 4년여만인 99년 삼성전자 회장실 1팀담당 이사보로 승진한데 이어 2002년 삼성 구조본 상무(비서팀장), 2005년 전무로 쾌속 승진했다.

'성과 보상주의'가 철저한 삼성 기업문화에서 김 전무는 2001년 상무 당시 부사장급에 해당하는 1만5000주의 스톡옵션을 받아 세간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상당수의 전무급이 7000주 내외의 스톡옵션을 받았던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배려다. 물론 밤낮을 가리기 않고 이건희 회장의 대소사를 챙기는데다 회장과 계열사 사장들간의 의사소통을 담당하고 있는 점이 감안 된 것이다.

김 전무는 실무형 비서팀장으로 통한다. 삼성의 회장비서팀장은 원래 부사장급이 맡았다. 김 전무의 전임자였던 이창렬 전 비서팀장은 부사장급이었다. 삼성은 비서팀장의 직급이 너무 높아 계열사들이 회장실과 대화를 하는데 부담을 많이 느낀다는 지적에 따라 당시 상무보인 김 전무를 비서팀장에 발탁했고, 이후 그는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이 올 초 '기업구조조정위원회'를 '전략기획위원회'로 개명한 이후 부사장급을 각 팀장으로 선임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서팀장을 전무급으로 유지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태평로 삼성 본관 28층 회장실 바로 옆에서 근무하는 김 전무는 전략기획위원회 내에 있는 재무, 인사, 경영진단, 홍보 등 주요 팀의 업무를 취합해 이 회장에게 보고하는 일을 맡고 있다. 전략기획위원회 회의에 참가하는 사장단과 회장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창구역할 역시 중요한 업무다.

김 전무는 지난해 9월초 이 회장이 미국 텍사스의 MD앤더슨 암센터로 극비리에 출국했을 때 동행했다. 또 지난 2월 미국에 체류 중이던 이 회장이 일본을 거쳐 극비리에 귀국하는데도 주도적으로 준비했다.

특히 이 회장의 귀국 이후 진행된 전자와 금융 등 주요 계열사 사장단들과 회동할 때도 그림자처럼 조용히 배석해 그룹 전체에 대한 이 회장의 눈과 발의 역할을 해냈다.

'이건희 회장의 마음을 가장 잘 읽는다'는 평가를 받는 사람으로 전략기획위원회 내에 이학수 부회장이 손꼽히지만, 내부에선 이에 못지않게 이 회장의 심중을 꿰뚫는 사람으로 비서팀장인 김 전무를 지목한다.

삼성 계열사 CEO 중에서 비서실(구조본), 특히 비서팀장 출신이 많은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대표적인 CEO는 김순택 삼성SDI 사장. 그는 1972년 제일합섬으로 입사했지만, 78년 비서실 감사팀, 91년 비서팀장 등 구조본에서 17년간을 일하며, 이 회장의 심중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 중의 한명으로 통한다.

이외에도 삼성전자 일본본사 사장에 이어 인력개발원 상담역을 맡고 있는 정준명 전 사장과 이창렬 일본본사 사장 등도 대표적인 비서팀장 출신이다.

경남 충무 출신인 김 전무의 주량은 소주반병, 흡연량은 하루 반갑 정도다. 취미는 골프. <머니투데이>

사진

이름

소속기관

생년

[現] 삼성전략기획실 전무

1958년

[現] 삼성SDI 대표이사사장

1949년

[現] 일본삼성 사장

1949년

[現] 삼성인력개발원 상담역

194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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