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순신' 떼라더니…日도쿄조직위 "경기장서 욱일기 가능"

중앙일보

입력

지난 17일 도쿄 올림픽선수촌 한국선수단 아파트 거주층에서 대한체육회 직원이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의 '이순신 장군' 글귀 현수막을 철거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7일 도쿄 올림픽선수촌 한국선수단 아파트 거주층에서 대한체육회 직원이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의 '이순신 장군' 글귀 현수막을 철거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쿄올림픽 개막을 닷새 앞둔 가운데, 한국 측의 '이순신 장군 명언' 현수막을 철거하게 했던 일본 측이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에 대해선 경기장 반입을 막지 않을 뜻을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18일 아사히신문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욱일기 디자인은 일본에서 널리 사용되며 정치적인 주장을 담고 있지 않다"며 "욱일기가 경기장 반입 금지 물품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무관중경기를 치르는 도쿄·수도권 경기장 외에서는 욱일기를 흔드는 일본 관중을 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욱일기 사용을 올림픽 헌장 50조 위반 사례로 판단하겠다고 대한체육회에 약속했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초 대한체육회는 선수촌 한국 선수단 거주층에 이순신 장군의 명언인 '상유십이순신불사'(尙有十二 舜臣不死·아직도 제게 열두 척의 배가 있고, 저는 아직 죽지 않았습니다)에서 딴 현수막을 걸었다.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란 내용이었다. 하지만 일본 언론과 극우 세력이 정치적인 메시지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IOC마저 정치적·종교적·인종적 선전을 금지하는 올림픽 헌장 50조 위반에 해당한다며 현수막 철거를 요구했다.

지난 16일 오후 도쿄 하루미 지역 올림픽선수촌의 한국 선수단 숙소동 앞에서 일본 극우단체 관계자가 응원 현수막 문구를 문제 삼으며 욱일기를 든 채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6일 오후 도쿄 하루미 지역 올림픽선수촌의 한국 선수단 숙소동 앞에서 일본 극우단체 관계자가 응원 현수막 문구를 문제 삼으며 욱일기를 든 채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대한체육회는 욱일기 사용도 마찬가지라고 항의했고, 결국 IOC와 상호협의로 '이순신 현수막'을 내리되, 욱일기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하겠다는 IOC의 약속을 받아냈다.

하지만 도쿄조직위 관계자는 "IOC와 대한체육회의 상호 협의 내용을 알 수 없다"면서도 "욱일기 취급 방침에 변동은 없다"고 욱일기의 경기장 반입을 막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밝히고 있다. IOC의 결정이 변수다. 앞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대립을 조장하는 일은 좋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중국·러시아 등과 협의해 일본의 욱일기 사용 금지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