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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째 심야 게릴라성 차량시위 한 자영업자…통제 나선 경찰 골머리

중앙일보

입력

14일 자정 전국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회원 등이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 일대에서 정부의 거리두기 4단계 방역 지침에 항의하는 1인 차량 시위를 하고 있다. 비대위는 14일에 이어 15일 심야에도 차량 시위를 이어갔다. 연합뉴스

14일 자정 전국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회원 등이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 일대에서 정부의 거리두기 4단계 방역 지침에 항의하는 1인 차량 시위를 하고 있다. 비대위는 14일에 이어 15일 심야에도 차량 시위를 이어갔다. 연합뉴스

자영업자들이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거리두기 4단계 방역 지침에 항의하는 ‘1인 차량시위’를 이어가며 경찰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시위 첫째 날(14일) 경찰의 통제를 받은 주최 측이 이튿날(15일) 시위 직전 기습적으로 장소를 공지하는 게릴라식 차량 시위를 벌이면서다.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에 따르면 약 400대의 차량은 15일 밤 11시부터 16일 오전 2시 30분까지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일대-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여의도 국회 둔치 주차장’ 경로로 ‘1인 차량 시위’를 진행했다. 비대위는 PC방·카페·음식점 등 22개 자영업자 단체로 구성돼있다.

주최 측은 당초 ‘월드컵경기장사거리 - 강변북로 - 잠실대교- 올림픽대로- 가양대교 – 월드컵경기장사거리’ 경로로 차량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장소를 인지한 경찰이 시위 차량을 통제하자 일산 킨텍스로 집결지를 변경했고, 이어 여의도 국회 둔치에서 산회했다.

고장수 비대위 공동대표는 “정부나 관계 당국에 (거리두기 4단계로 인한) 자영업자의 억울함과 절박함을 알리기 위해 차량 시위를 하게 됐다”면서 “코로나19 전파 위험을 최소화하려고 심야 차량 시위 방식을 택했다. 이틀 동안 단 한 건의 교통사고와 안전사고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틀째 이어진 심야 차량 시위 통제에 나선 경찰은 난감하기만 하다. 경찰 관계자는 “15일 심야 시위 통제를 위해 25개 검문소를 운영했고, 월드컵 경기장 인근에 3개 기동대가 투입됐다”면서 “거리두기 4단계로 1인 시위를 제외한 모든 집회와 시위가 금지된 상황에서 다수 인원 모이는 게 경찰 입장에선 부담이 된다. 심야에 시위가 벌어지며 다른 업무에 투입돼야 할 경찰력도 투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은 이번 차량 시위에 대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감염병예방법 위반 등을 살피겠다는 입장이다. 거리두기 4단계에서는 1인 시위를 제외한 모든 단체 집회와 시위가 금지된다. 경찰 관계자는 “차량 시위지만 많은 인원 모이면서 대규모 대면 집회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며 "다수 인원이 일정 장소에 모여서 신고되지 않은 미신고 집회 시위로 변질할 우려가 있는 만큼 집시법 차원에서 문제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비대위 측은 “1인 차량 시위로 진행하는 것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의사를 표시하기 위한 것”이라며 “각자 차를 끌고 나와 자발적으로 1인 시위를 한 것이다. 불법적인 요소는 없다”는 입장이다.

자영업자 비대위는 16일 오후 1시 서울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리두기 4단계 지침에 대한 항의를 이어갔다. 비대위 측은 국무총리실 질의서를 통해 ▶자영업자 규제에 방점을 찍은 거리두기 체제 재검토 ▶낮아진 코로나19 치명률을 고려한 거리두기 완화 ▶자영업자에 대한 신속하고 정당한 보상 등을 요구했다. 이어 비대위 측은 “다음 주 금요일까지 답변이 없을 시 전국적으로 차량 시위를 확대하고 촛불 시위도 불사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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