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쇼트트랙 메달리스트까지?…미국 야구대표팀엔 '스토리'가 있다

중앙일보

입력

도쿄올림픽 미국 야구대표팀에 합류한 에디 알바레스. 알바레스는 쇼트트랙 선수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자랑한다. AP=연합뉴스

도쿄올림픽 미국 야구대표팀에 합류한 에디 알바레스. 알바레스는 쇼트트랙 선수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자랑한다. AP=연합뉴스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미국 야구대표팀에는 '스토리'가 있다.

마이크 소시아 감독이 이끄는 미국 야구대표팀은 지난 3일 최종엔트리(24명)를 확정했다. 투수 12명, 포수 2명, 내야수와 외야수는 각각 5명이다. 현역 메이저리그(MLB) 40인 로스터 내 선수들의 출전이 불발됐지만, MLB 경력자 14명을 포함해 구색을 갖췄다.

가장 주목할 선수는 내야수 에디 알바레스(31)다. 알바레스는 2014년 소치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은메달리스트다. 쿠바계 이민자 출신으로 일곱 살 때 빙상에 입문, 학창 시절 전미 주니어선수권대회 등에서 숱한 우승 경력을 쌓았다. 고등학교 때 쇼트트랙과 야구를 병행했지만 '올림픽 꿈'을 이루기 위해 쇼트트랙에 주력했다.

소치올림픽이 끝난 뒤인 2014년 6월 MLB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계약해 야구선수로 인생 2막을 열었고 지난해 8월 MLB에 데뷔했다. 만약 도쿄올림픽에서 메달을 딴다면 올림픽 역사상 하계와 동계올림픽에서 모두 메달을 획득한 여섯 번째 선수가 된다. 미국 선수로는 1920년 복싱과 1932년 봅슬레이에서 모두 금메달을 딴 에디 이건, 2004년 육상과 2012년 봅슬레이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로린 윌리엄스의 뒤를 잇는다. 소시아 감독은 "우리 클럽하우스엔 올림픽 레벨의 스피드가 있다"고 말했다.

앤서니 고스(31)는 야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케이스다. 2012년 MLB에 데뷔해 5년간 '타자'로 활약했다. 디트로이트에서 뛴 2015년에는 시즌 123안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7년 3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투수 전환을 시도했다. 고등학교 때 시속 97마일(156.1㎞)의 빠른 공을 던진 이력에 주목했다. 결과는 성공적. 최고구속 시속 100마일(160.9㎞)까지 찍히는 왼손 파이어볼러 불펜으로 도쿄올림픽 최종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저니맨'으로 불리는 에드윈 잭슨. AP=연합뉴스

메이저리그 최고의 '저니맨'으로 불리는 에드윈 잭슨. AP=연합뉴스

베테랑 선발 자원인 에드윈 잭슨(28)은 MLB 역사에 이름을 남긴 '저니맨'이다. 2003년 데뷔해 2019년까지 무려 14개 팀을 거쳐 이 부문 리그 기록(종전 옥타비오 도텔·13개)을 보유했다. 2013년 4월부터 7월까지 4개월 동안 유니폼을 세 번 갈아입기도 했다. 하지만 2020년 5월 애리조나에서 방출된 뒤 소속팀을 구하지 못해 이번 대회에는 '무적 신분'으로 참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MLB 통산 107승, 1960이닝을 소화한 경력이 최대 강점. 소시아 감독이 선발로 기용할 게 유력하다.

외야수 버바 스탈링(29)은 잊힌 유망주다. 201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캔자스시티에 지명됐다. 그해 드래프트 된 야수 중에선 호명이 가장 빨랐다. 이어 신인 계약금으로 구단 역사상 최고액인 무려 750만 달러(85억원)를 받았다. 하지만 MLB에선 별다른 활약(통산 91경기, 타율 0.204)이 없었다. 도쿄올림픽에선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미국 대표팀의 주전 외야수 자리를 꿰찰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 베테랑 내야수 토드 프레지어(35)는 MLB 통산 홈런이 218개인 장타자. 2013년 신시내티에서 추신수(현 SSG)와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외야수 타일러 오스틴(30)은 올 시즌 일본 프로야구(NPB)에선 강렬한 임팩트(59경기 타율 0.338)를 보여줘 경계해야 할 타자다.

미국 야구대표팀은 한국, 이스라엘과 B조에 편성됐다. 오는 30일 이스라엘과 첫 경기를 치른 뒤 31일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과 맞대결을 펼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