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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이 포상금 2억3000 걸자…한 달 만에 400개 아이디어 몰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첫 프로젝트가 순항하고 있다. 지난 3월 취임 이후 최 회장은 첫 사업으로 민간이 주도해 사회 문제를 해결해보겠다는 의지를 담은 ‘국가발전 프로젝트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 4일 대한상의에 따르면 지난달 7일 공모전이 시작된 지 한 달 만에 400건의 다양한 아이디어가 접수됐다. 평일을 기준으로 하루 평균 20건이다.

지난달 7일 대한상의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연합뉴스]

지난달 7일 대한상의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연합뉴스]

주제별로는 친환경(18%)과 관련된 아이디어가 가장 많았다. 예컨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택배‧배달 증가로 사용량이 많이 늘어난 포장‧배달 용기를 줄이는 방법이나 친환경 이동수단 등이다.

청년 창업이나 일자리 지원(17%), 4차 산업혁명 관련 신기술(11%), 지역균형발전(10%), 저출산‧고령화(9%), 소상공인 지원(7%)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인공지능(AI)이나 메타버스(가공‧추상과 현실을 합친 3차원 가상세계), 로봇 같은 신기술을 활용한 아이디어가 많았다.

응모자는 일반인(57%)이 가장 많았고 스타트업이나 대기업(37%), 대학교수나 학생(6%)도 있었다. 기업 응모는 스타트업(60%)이 가장 적극이었고 삼성‧SK‧롯데 같은 대기업에서도 응모가 이어졌다. 대한상의 측은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공개할 수 없지만, 주로 사회의 구조적 문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숙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론이 제시됐다”고 밝혔다.

아이디어 사업화하면 4.5% 지분 제공 

이번 공모전은 역대급 상금을 포함한 ‘통 큰’ 포상이 눈에 띈다. 수상자에게 총 2억2900만원의 상금(대상 1억원)과 함께 당선된 아이디어가 사업으로 이어지면 해당 사업의 지분을 최대 4.5%를 제공한다. 예컨대 당선된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법인이 설립되고 100억원의 투자를 받는다면 아이디어 제공자는 상금 외에 1억~4억5000만원의 지분을 추가로 받는다. 또 해당 사업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

‘국가발전 프로젝트 공모전’ 주제별 응모 현황.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국가발전 프로젝트 공모전’ 주제별 응모 현황.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아이디어를 낸 제공자에게 실제 사업 지분을 제공하는 것은 국내에선 최초다. 대개 상금을 받는 대신 지분 투자를 하거나 아이디어 자체를 판매하는 식이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공모전 수상자에게 상금 외에 지분을 제공해야 한다는 회장단의 의견에 따라 법률검토까지 마쳤다”고 말했다.

재계에선 이번 공모전의 통 큰 포상 혜택에는 최 회장의 뜻이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SK그룹의 총수인 최 회장은 평소 인센티브에 대해 성과를 낼 수 있는 촉매제라며 장려해왔다는 것이다. 실제 SK는 2018년부터 SK 관계사를 대상으로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고 그에 따른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사회성과 인센티브(SPC)를 시행하고 있다. SK는 “SPC 시행 결과 인센티브를 받은 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의 증가 속도가 매출액 증가 속도보다 20% 정도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넉넉한 포상으로 공모전 활성화

SK는 그룹 내 임직원뿐 아니라 일반 고객이나 대학생을 대상으로 다양한 공모전에도 넉넉한 포상을 내걸고 있다. 지난 5월 SK하이닉스에서 진행한 ‘사회문제 해결 스타트업 아이디어 공모전’에는 1억5000만원(대상 1억원)의 상금이 걸렸다. 지난 4월엔 SK텔레콤이 대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3기 공모전(AI Fellowship)에서도 대상팀에게 과제연구비 등 상금 1000만원을 지급했다.

최 회장은 지난달 7일 대한상의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공모전이) 처음 하는 거라서 어떤 효과가 있을지 짐작하기 어렵지만, 많은 사람이 참여해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이렇게 모인 아이디어가 경제회복을 통해 국민에게 전해진다면 그 속도와 체감은 남다른 의미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상의의 이번 공모전은 9월 24일까지 국가발전 프로젝트 공모전 홈페이지를 통해 응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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