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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일만 800명대, 수도권 ‘3단계 기준’ 초과..."방역완화 시 폭발적 증가"

중앙일보

입력

2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3차 대유행이 한창이던 지난 1월 7일 이후 176일만에 처음으로 800명대를 넘어섰다. 특히 수도권은 3단계 격상 기준을 훌쩍 뛰어넘었다.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수도권에 대한 '새로운 거리두기' 시행이 1주일간 연기된 가운데 1일 저녁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거리가 비교적 한산하다.   연합뉴스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수도권에 대한 '새로운 거리두기' 시행이 1주일간 연기된 가운데 1일 저녁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거리가 비교적 한산하다. 연합뉴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826명이며 국내 발생 환자는 765명이라고 밝혔다. 국내 발생 확진자 중 서울(337명), 경기(260명), 인천(22명)에서 80%(619명)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이날까지 최근 1주일간 수도권의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509명으로 새 거리두기의 3단계 격상 기준(500명)을 뛰어넘었다. 지자체별로 보면 서울은 3단계 기준(195명 이상)을 훌쩍 뛰어넘어 4단계 기준(389명)을 넘보고 잇다. 경기도 이날 확진자가 급증하며 3단계 기준(268명)에 육박하고 있다. 전날부터 새 거리두기가 적용된 비수도권의 증가세도 심상치 않다. 전날(105명) 대비 비수도권 지역의 확진자도 146명으로 늘었다.

20~30대 확진자가 전체 신규 확진자의 42%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일 브리핑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게 되면 사람 간 접촉이 많아지고 음주나 다중이용시설에서의 노출을 통해 유행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우려가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수도권이 전체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접종을 받지 않고 사회활동이 활발한 20∼30대에서의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60세 이상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지며 이들 연령대의 확진자 비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졌다는 건 다행스러운 점이다. 확진자 수가 늘어도 고령 환자 수가 크게 늘지 않다보니 위중한 환자나 사망자 수도 큰 변동이 없다.

하지만 여전히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고령층이 200만명 이상이고, 1차만 접종한 60대 이상이 700만명을 넘어서는 상황이다. 백신 방어력을 떨어트리는 것으로 알려진 인도발 델타 변이가 계속 확산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다.

정부는 당초 1일 거리두기 개편을 시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서울ㆍ경기ㆍ인천의 확진자가 급증하고 인도발 델타 변이 집단감염이 확인되자 비수도권 지역에만 새 거리두기를 적용했다. 수도권 지역에는 7일까지 현행 거리두기를 연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에서는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와 다중이용시설 오후 10시 영업제한 조치가 유지된다. 당국은 수도권에 새 거리두기를 언제부터 어떤 방식으로 적용할지 지자체와 협의 중이다. 확진자 증가세가 이어진다면 새 거리두기 적용과 동시에 3단계로 격상할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현행 거리두기 연장해도 기대했던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을 우려한다.

최재욱 고려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최근 확진자가 증가한 건 거리두기 효과성이 떨어졌고, 지역사회 잠재된 감염이 기승부리는 것이 원인이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거리두기만 강화해봐야 국민들의 반발은 강해지고 기대한만큼 효과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학교장, 기업 대표, 종교단체장, 스포츠ㆍ문화행사 주관자 등이 신속항원, 신속PCR 검사를 적극적으로 할 수 있게해서 지역사회 숨은 감염자를 찾아내야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백신 접종 전략도 바꿔야 한다”라며 “그간 60세 이상 고위험군에 집중해왔고 효과 거뒀지만, 앞으로는 전파 차단을 위해 감염의 길목에 선 2030세대나 확진자 많이 나오는 특정 업종 종사자에 먼저 맞춰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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