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깊이읽기] 직원끼리 대화하게 하라 그래야 회사가 굴러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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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굉장한 장치!

시라카타 토시로 지음, 금실 옮김
오늘의 책, 214쪽, 1만원

'현실에 안주하면 죽음, 끊임없는 혁신만이 살길-.'

무한 경쟁의 기업환경 아래서 귀가 따갑도록 듣는 얘기다. 그 연장선에서 최근 풍미하는 화두가 '리더십'이다. 혁신을 이끄는 리더의 역량에 따라 기업의 운명이 갈린다는 인식에서다. 리더들의 덕목과 성공담을 담은 책들이 범람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 회사엔 적용하기 힘든 '신화'같은 얘기, '영웅'들의 얘기란 결론에 도달하는 경우가 많다. 리더십을 갖춘 유능한 CEO(최고경영자)를 찾기가 쉽지 않을 뿐더러 찾는다 해도 그를 영입하는 것은 곧 돈 문제이기 때문이다. 특히 중견.중소기업들에게 그렇다.

이 책은 회사 개혁의 답을 CEO가 아닌 내부 직원들에게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이를 끌어낼 다섯 가지의 세부 실천 장치를 알려준다.

예컨대 부서를 무시하고 직원들의 자리를 뒤죽박죽으로 배치해보라고 제안한다. 엉뚱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관리와 영업, 연구 분야 등의 직원들을 뒤섞어 놓으면 서로 대화할 수밖에 없고, 그러면서 각자가 회사의 큰 그림을 저절로 그리게 된다는 것이다. 그 결과 회사는 직원들의 상호 이해와 제안에 힘입어 최적의 상황으로 변모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 책은 비슷한 맥락에서 ▶부서의 벽을 허문 부서횡단 미팅▶창피를 당하면서 배우는 대화식 학습▶상사가 직접 부하직원의 멘토가 되는 목표 설정 등의 장치를 제시한다. 한 마디로 대화를 기업문화로 정착시키는 방안들이다. 저자는 "일본의 중견.중소기업 1000여 개에 이 장치들을 적용해 일정한 성과를 검증했다"고 밝혔다.

김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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