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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이 떠받친 경기, 지난달 소비·투자는 숨고르기

중앙일보

입력

회복 흐름을 이어가던 산업 생산이 주춤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도 10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각종 지표가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일시적인 ‘숨고르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산업 생산 0.1% ↑ 그쳐 #소비 -1.8%, 투자 -3.5%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은 한 달 전보다 0.1% 증가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등 주요 산업 생산이 부진했지만, 공공행정 분야의 생산이 급증하면서 지표 하락을 막았다.

백신 지출로 공공행정 8.1%↑ 

산업활동 지표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산업활동 지표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지난달 제조업 생산은 전월 대비 1.0% 감소했다.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자동차 생산이 6.6% 급감한 영향이다. 반도체 생산은 5.3% 증가했는데, 반도체를 조립하는 장비 등 기계장비 생산은 조정을 받으면서 5.6%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0.2% 줄었다.

공공행정 분야 생산은 8.1% 급증하며 2014년 10월 9.7% 증가한 이후 6년 7개월 만에 가장 크게 늘었다. 통계청은 “코로나19 백신 구입과 접종을 추진하면서 공공지출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는 1.8% 감소했다. 지난해 7월 6.1% 감소한 뒤 가장 큰 감소 폭이다. 특히 의복 등 준내구재 판매가 8.8% 급감한 영향이 컸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달 잦은 강수와 이상 저온으로 여름용 의류 판매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소비 지표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영향을 미쳤다.

기업의 설비투자는 3.5% 감소했다. 어운선 심의관은 “설비투자는 2019년 말부터 주요 반도체 업체를 중심으로 대규모로 진행되면서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며 “반도체 경기가 좋은 상황이고, 업체 상황도 지켜본 결과 설비 증대도 계속하고 있어 이번 감소는 최근 연속 증가 후 조정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건설업체의 공사 실적인 건설기성도 4.1% 줄었다.

통계청 “정부 지원, 경기에 긍정 작용”

29일 서울 동작구 사당종합체육관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백신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서울 동작구 사당종합체육관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백신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에는 백신이 지표 하락을 떠받쳤다면, 앞으로는 재난지원금 등 정부 지원이 경기 개선 흐름을 끌고 갈 것이라는 게 통계청의 관측이다. 어 심의관은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소비심리가 높은 수준”이라며 “정부의 소득·소비 지원 정책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2포인트 오른 101.4를 기록하며 4개월 연속 상승했다. 앞으로의 경기를 예측할 수 있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4포인트 상승한 104.1로 12개월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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