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술 끊은 심방세동 환자, 뇌졸중 위험 14% 감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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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방세동으로 진단된 후 음주 습관을 바꾸면 뇌졸중 발생 위험이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병원리포트 서울대병원 최의근·이소령 교수팀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최의근·이소령,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한경도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자료를 통해 심방세동 환자의 생활습관 교정과 뇌졸중 발생률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부정맥 중 가장 흔한 심방세동은 노인의 약 10%를 차지하는 유병률이 높은 질환이다. 뇌졸중은 심방세동 환자의 심혈관계 사망 원인 1위인 가장 주된 합병증이다. 심방세동이 없을 때와 비교해 심방세동 환자는 뇌졸중이 5~7배 높다.

 연구팀은 2010~2016년 심방세동을 새로 진단받은 환자 중 음주를 지속한 3만5299명과 금주를 한 1만2789명의 데이터를 비교했다. 이후 평균 3년 동안 이들의 뇌졸중 발생을 추적했다. 그 결과, 금주 환자는 뇌졸중 발생 위험이 14% 감소했다.

 이전에도 심방세동 환자에서 음주와 뇌졸중 발생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있었으나 진단 후 금주가 뇌졸중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연구결과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연구팀은 전했다. 최의근 교수는 “금주 등 생활습관 교정이 심방세동으로 진단받은 환자의 뇌졸중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을 밝혔다”며 “이 결과를 토대로 진료실에서 심방세동을 새롭게 진단받은 환자에게 확실하게 금주 및 절주를 권할 수 있는 과학적인 근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한경도 교수는 “우리나라 건강보험공단의 데이터 장점인 건강검진 결과 및 설문 내용을 바탕으로 심방세동 진단 전후 관심 변수의 변화와 임상 사건 발생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 디자인에 강점이 있다”며 “향후 건강보험공단 데이터의 다양한 활용으로 실제 진료에 도움이 되는 양질의 근거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이소령 교수는 “환자들은 질병 진단 초기에 본인이 생활습관 측면에서 교정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질문이 많고 이에 대한 근거는 부족한 실정이었다”며 “심방세동 환자 통합치료의 한 축이 금연, 금주, 운동, 적정 체중 유지 등의 생활습관 교정임이 최근 개정된 유럽심장학회 심방세동 지침에서도 강조되고 있는데, 이러한 최근 치료지침의 변화에 발맞춰 환자들의 예후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근거가 창출됐다”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한편 이 연구는 ‘유럽심장학회지’ 6월호 온라인에 게재됐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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