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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 등 野 핵심층서 잠재력 큰 최재형…낮은 인지도 최대 약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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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 감사원장. 연합뉴스

최재형 감사원장. 연합뉴스

최재형 감사원장의 사퇴 결단이 임박한 가운데 그가 실제 대선판에 뛰어들 경우 어느 정도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야권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런 가운데 최 원장이 국민의힘 지지층과 대구·경북(TK) 지역, 이른바 야권의 핵심 지지층에서 상당한 잠재력을 가진 걸로 볼 수 있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다.

최 원장은 지난 18일 국회 법사위에서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숙고하고 있다”고 발언해 사실상 대선 출마 결심을 시사했다. 그렇게 파장을 일으킨 직후인 지난 19일 머니투데이와 미래한국연구소의 의뢰로 PNR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그는 지지율 4.5%를 기록했다. 선두권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33.9%)이나 이재명 경기지사(27.2%)와 멀찌감치 떨어진 5위였다. 그럼에도 야권 후보 중에선 윤 전 총장 다음으로 두 번째 높은 수치였다.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야권 후보만을 놓고 대선 후보 적합도를 물어봤을 때는 윤석열 전 총장(30.9%), 무소속 홍준표 의원(10%),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6%) 다음으로 최재형 원장(5.7%)이 네 번째였다.

그러나 조사 결과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조금 양상이 달라진다. TK 유권자를 상대로 야권 대선 후보 적합도를 물었을 때 최재형 원장은 12.1%를 기록했다. 윤석열(32.8%), 홍준표(14.1%)에 이어 세 번째다. 또 국민의힘 지지층에게 야권 대선 후보 적합도를 질문했을 때 최 원장은 9.2%로, 윤석열(54.3%), 홍준표(11.6%)의 뒤를 이었다. 최 원장의 야권 후보로서의 대선 후보 적합도(5.7%)를 고려할 때 TK유권자나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더 높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최재형, TK와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상대적 지지율 더 높아 

 물론 표본오차가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인 걸 고려하면 지역별 결과와 지지 정당별 결과는 오차가 커서 통계학적으로 큰 의미는 없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흐름은 다른 조사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난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8~19일 조사해서 21일 발표한 범야권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최재형 원장은 3.4%를 기록했다. 윤석열 전 총장(37.5%), 홍준표 의원(9.1%), 유승민 전 의원(8.6%), 오세훈 서울시장(5.2%),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4.7%),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3.8%)에 이어 일곱 번째였다.

그러나 TK만 보면 최 원장은 7.8%로 윤석열(38.3%), 홍준표(14.5%), 유승민(8.1%) 이어 네 번째다. 국민의힘 지지층만 놓고 봤을 때 최 원장은 4.8%로 윤석열(67.6%), 홍준표(8.4%)에 이어 세 번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임현동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임현동 기자

두 조사 모두에서 최 원장은 전체 지지율보다 야권의 핵심 지지층이 집중돼 있는 국민의힘 지지자와 TK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문가 “표본 작아 한계…앞으로 몇 주 흐름이 중요”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소장은 “최 원장이 TK와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수치가 더 높게 나온 건 사실이지만 표본이 작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며 “앞으로 의미를 가지려면 지역적으로 더 확산돼야 하고, 이러한 흐름이 몇 주 더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TK 지역 의원 상당수는 최재형 원장이 정치 입문 선언 뒤 곧바로 국민의힘에 입당할 경우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TK의 한 의원은 “정치에서 중요한 게 고정 지지층에게 경쟁력을 갖추는 건데, 그런 면에서는 최 원장이 앞으로 등판하게 되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윤 전 총장과 최 원장은 대체 관계에 놓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TK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 대부분이 특정 후보에게 쏠려 있지 않은 분위기”라며 “최 원장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의원들 분위기는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일부 TK 의원, “최재형과 윤석열은 대체 관계 놓일 가능성”

그러나 최 원장의 가장 큰 약점은 낮은 인지도다. TK 의원들은 “정치에 관심이 없는 일반 지역 유권자에게 최 원장은 아직 낯선 인물”이라거나 “지역에서 만난 유권자 중에서 먼저 최 원장 얘기를 꺼낸 경우는 보지 못했다”고 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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