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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두라스엔 '신라 웹툰' 과테말라 교과서엔 '흥부' 실린 사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온두라스에서 교육용 웹툰으로 서비스 중인 '한 여름밤의 꿈'. 삼국유사를 소재로 만든 웹툰이다. 사진 경북도

온두라스에서 교육용 웹툰으로 서비스 중인 '한 여름밤의 꿈'. 삼국유사를 소재로 만든 웹툰이다. 사진 경북도

"경북발 웹툰이 온두라스로"

"신라시대 동해 바닷가에 살고 있던 연오(延烏)와 세오(細烏) 부부. 이들 부부가 일본으로 가자 신라의 해와 달이 빛을 잃었다. 그런데 일본에서 세오가 짠 비단을 보내왔고, 이를 가지고 제사를 지내자 다시 해와 달이 빛을 찾았다."

삼국유사에 실린 '연오랑세오녀' 이야기다. 삼국유사를 소재로 만든 강북발(發) 웹툰이 '온두라스공화국(이하 온두라스)'의 초중등 온라인 교육 플랫폼에 게재됐다.

경상북도는 21일 "지난 18일부터 온두라스 최대 민영 교과서 출판사인 산티야나(Santillana) 온라인 교육 플랫폼에 삼국유사 관련 웹툰 연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산티야나 교육 플랫폼은 온두라스 500여 사립학교 학생들이 이용한다. 인근 국가인 엘살바도르와 과테말라 등에서도 활용 중이다.

'한여름 밤의 꿈'이란 제목을 가진 삼국유사 소재 웹툰은 지난해 경상북도와 군위군, 경북콘텐츠진흥원이 1억원 정도의 예산을 들여 만든 지역 홍보용 웹툰이다. 총 12화로 나눠진 웹툰은 승려 일연과 군위 인각사, 삼국유사 속 처용, 연오랑세오녀 등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한편에 만화 60컷 정도로 구성돼 있다. 온두라스에선 스페인어로 번역돼 서비스 중이다.

온두라스 대사관이 접촉, 무료로 공급

'한여름 밤의 꿈'을 온두라스 교육용 웹툰으로 선택한 곳은 주한 온두라스 대사관이다. 온두라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온라인 수업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현지 학생들이 이용할 '웹툰' 같은 교육용 프로그램이 필요했다.

대사관 측은 단순한 재미만 있는 게 아니라, 한국 문화와 역사가 담겨있고 여기에 학생들에게 친근한 웹툰으로 제작한 '한여름 밤의 꿈'을 찾아냈다. 경북도 관계자는 "올 초 온두라스 대사관에서 국내 웹툰 플랫폼, 홍보용 보도자료 등에 실린 우리 웹툰을 찾아 읽어보고 연락을 해왔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시대에 맞춰 제작한 교육용 자료인 만큼 무료로 공급키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상철 경상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우리 웹툰의 해외 온라인 교육 플랫폼 게재는 경북과 한국의 문화를 해외로 자연스럽게 홍보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고 했다.

한국 옛날이야기 관련 교육용 프로그램이 해외로 진출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과테말라 교과서에도 실려 있다. 2019년부터 과테말라 초·중등 국정 교과서에 한국에 대한 소개와 전래동화 등이 실리기 시작했다. 과테말라는 전체 초등학교의 85%, 중학교의 40%가 국정 교과서를 활용하고 있다.

과테말라는 교과서로 옛날이야기 활용 중 

과테말라 국정교과서에 소개된 한국 전래동화 '흥부와 놀부' 내용. 사진 경북교육청

과테말라 국정교과서에 소개된 한국 전래동화 '흥부와 놀부' 내용. 사진 경북교육청

현재 과테말라 초등학교 5학년용 국어 국정교과서 64~67쪽에는 흥부와 놀부 얘기가 스페인어로 적혀 있다. ‘토끼와 거북이(2학년 교과서 39~40쪽)’, ‘의좋은 형제(3학년 교과서 37~38쪽)’, ‘해님 달님(4학년 교과서 64~66쪽)’, ‘단군신화(6학년 교과서 40~41쪽)’도 실려 있다

안동=김윤호 기자
youknow@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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