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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동아태차관보 지명자 "北 비핵화 위해 제재 집행이 중요"

중앙일보

입력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지명자가 15일(현지시간)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미 상원]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지명자가 15일(현지시간)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미 상원]

바이든 정부에서 동아시아 지역 정책을 담당할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지명자가 첫 무대서부터 중국을 겨냥한 발언을 쏟아냈다.

인준 청문회서 "중국은 가장 큰 시험" #대만 관련 '전략적 모호함' 조정 필요 #북한 제재는 비핵화 목표에 매우 중요 #외신 "강경 입장에 의원들 초당적 지지"

15일(현지시간) 상원 인준 청문회에 나온 그는 "중국은 지정학적으로 가장 큰 시험"이라며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정책의 우선순위라고 말했다. 동아태 차관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때 임명된 데이비드 스틸웰이 물러난 뒤 성 김 인도네시아 대사가 대행을 맡고 있었는데, 지난 3월 크리튼브링크가 이 자리에 지명됐다.

크리튼브링크 지명자는 트럼프 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중국의 인권과 무역 문제를 정조준했다. 그는 "신장에서 계속되는 학살과 홍콩의 자치권·자유 억압, 티베트에서의 조직적 탄압에 대해 중국 당국의 책임을 계속 묻겠다"고 밝혔다. 또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비판하며 "중요한 공급망을 확보하고 민감한 미국 기술을 보호하는 등, 미국 내의 힘을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청문회에선 대만 문제에 대한 논의도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면 미국이 개입할 것인지, '전략적 모호함'을 계속 유지할 것인지 묻는 말에 크리튼브링크 지명자는 "중국의 위협이 커지고 대만에 대한 괴롭힘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미국의 대응도 조정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민주적 파트너인 대만과의 유대를 더 발전시키겠다"라고도 덧붙였다.

북한에 대해선 "경제 제재를 집행하는 게 비핵화라는 목표에 매우 중요하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그는 "대북 제재를 집행하고 억지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외교적으로 문을 열어두는 방안을 지지한다"면서 "(인준되면) 제재를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알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어와 일본어에 능한 크리튼브링크 지명자는 27년의 외교관 생활 중 24년을 아시아에서 근무했다. 베이징에 있는 주중 미국 대사관에선 7년간 일했고, 트럼프 정부에서 주베트남 대사로 임명되기 전에는 국무부 대북정책 고문을 지냈다.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지명자는 주베트남 대사로 있던 지난 2월 직접 랩을 하는 뮤직비디오를 찍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AFP=연합뉴스]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지명자는 주베트남 대사로 있던 지난 2월 직접 랩을 하는 뮤직비디오를 찍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AFP=연합뉴스]

주베트남 대사였던 지난 2월에는 설 연휴를 기념해 베트남 랩퍼와 함께 랩을 하는 뮤직비디오를 만들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아시아 지역 사회에 친숙하게 다가가려는 시도였다는 평가였는데, 그간 중국이나 북한 문제에 있어선 줄곧 강경한 모습이었다.

이날도 중국을 향한 강경 발언에 양당 의원들이 이례적으로 초당적인 지지를 보였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공화당의 빌 해거티 상원의원(테네시)은 청문회에서 크리튼브링크 지명자를 두고 "이 자리에 가장 완벽한 사람"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워싱턴=김필규 특파원 phil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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