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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유족 만나 눈물흘린 이준석 "보수도 부족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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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14일 오전 천안함46용사 묘역을 참배하고 유족과 만났다. 이 대표는 최근 전직 여권 인사의 '천안함 막말' 등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유족들과 약속했다.

이날 오전 7시30분께 이 대표는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았다. 그는 방명록에 '내일을 준비하는 대한민국은 숭고한 희생과 헌신을 잊지 않겠습니다. 2021.6.14 국민의힘 대표 이준석'이라고 남겼다.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14일 오전 대전시 유성구 갑동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 묘역에서 희생자 유족을 만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14일 오전 대전시 유성구 갑동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 묘역에서 희생자 유족을 만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현충원에 계신 분들께 충분한 예우를 갖추기 위해" 첫날 일정으로 현충원에 방문했다고 밝혔다. 그는 "서해 수호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도 많이 계시고, 포항 마린원 헬기사고에 순직하신 장병도 있다"며 "보수정당에서 안보를 많이 언급했지만, 여러 사건, 사고 처리에 관해서는 (보수 정당도) 적극적이지 못한 면 있다. 그런 부분 반성하면서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방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보훈 문제를 협치의 문제라고 봤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천안함 생존 장병 등에 대한 보훈 문제가 아직 완벽하게 처리되지 않아서 여야가 힘을 합쳐 미진한 게 있으면 공조해 합당한 대우를 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전직 더불어민주당의 상근부대변인이 '천안함 함장이 부하들 수장'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것과 관련해 이 대표는 "앞으로 민주당에서 다시는 국가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 없도록 엄중한 판단 해주셨으면 하는 게 제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준석 신임 국민의힘 당대표가 14일 현충원에서 작성한 방명록. 중앙포토

이준석 신임 국민의힘 당대표가 14일 현충원에서 작성한 방명록. 중앙포토

참배를 마친 뒤 이 대표는 현충원을 떠나려다 천안함 피격사건 유가족을 만나 발길을 돌리고 90도로 인사했다. 그는 고(故) 김경수 상사의 유족 윤미연씨, 고(故) 임재엽 상사의 부친 임기수씨와 만나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윤씨는 둘째 아들이 이 대표에게 전할 말이 있어 이날 오전 현충원을 방문했다고 한다. 윤씨는 "(둘째 아들이) '그 마음 변치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꼭 좀 전해달라고 해 만나 뵙고 싶어 왔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천안함 사건에 약속한 것과 관련해 마음이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미다.

이 대표는 "꼭 그렇게 하겠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앞으로 자주 인사드리겠다"고 답했다. 임씨는 "명예가 씻겨지지 않도록 대표님께서 꼭 각별히 신경 좀 써 달라"고 이 대표에게 당부했다.

이 대표는 보수 정권에서도 보훈 문제에 미진한 부분이 있다며 유족들에 사과했다. 그는 "보수 정부가 집권하고 있을 때도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못 해 이렇게 10년이 넘어가는데도 마음 아프게 해드린 것에 대해 당을 대표해 사과드린다"며 "그리고 누구보다 앞장설 수 있도록 약속드리겠다"고 재차 약속했다.

오원석·성지원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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