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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한국 영화시장 "본격 노크"|소 대표 내한…매춘 다룬 『인터걸』 곧 계약|『코미차르』등 6편도 국내 개봉 서둘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소련 영화계가 한국시장을 본격 노크하고 있다.
1일 소련 영화 수출공사(SOVECPORT)의 부대표 쿠미로프와 사무국장 코솔로프가 내한, 한국 영화 업계와 활발한 수출·입 상담을 벌이는 중이다.
초청형식이 아닌 이들의 내한은 이제껏 일본을 통해 들여오던 삼각무역의 형식에서 한소간 직거래 방식을 통한 자국의 영화 수출을 꾀하고 있어 주목을 끈다.
특히 이들은 한국 영화업체인 오픈 시네마와 몇차례의 텔렉스 교환 끝에 수출입 가계약 상태에 있던 『인터걸』의 최종 계약을 맺기로 되어 있다.
이 계약은 한소간 영화 교류의 첫 직접 계약 사례가 돼 앞으로 양국의 영화 직거래가 가속화될 것으로 부인다.
『인터걸』은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에 힘입어 소련의 매춘 실태를 사실 그대로 그려낸 영화로 지난달 열린 제3회 동경 영화제에서 감독상(표트르 토도로프스키)과 여우주연상(엘레나 야코프레바)을 수상한 화제작이다.
이 영화는 현재 유럽 등지에서 개봉돼 많은 관객을 모으고 있다.
소련이 한국 영화시장에 큰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6공의 북방 정책으로 한국의 공산권 교류가 활발해진데다 지난 7월 모스크바 영화제에서 강수연 양이 『아제아제 바라아제』로 여우 주연상을 수상한 것이 계기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UIP 직배에 영향을 받은 컬럼비아·오리온 등 미국의 영화 메이저들이 한국 시장에 작품을 내놓길 꺼려 한국 영화 업체들이 유럽·공산권 등지로 수입 다변화를 모색한 것도 소련 영화의 한국내 대량 유입을 가능케 하고 있다.
말하자면 양쪽의 이해가 맞아 떨어진 셈이다.
소련영화는 지난해『전쟁과 평화』가 처음 수입된 이래 『모스크바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 『차이코프스키』 『안나 카레리나』등이 국내 극장에 걸렸었다. 흥행 결과는 만족할만한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런대로 관객이 들어 흥행 가능성을 보여 주었었다.
영화 팬들은 흥행과 상관없이 소련의 일급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 즐거운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번 소련 영화 수출공사 관계자의 방한과 관계없이 현재 국내에 수입됐거나 수입 추진중인 영화는 6편에 이르고 있다.
『코미차르』『컴 앤드 시』『두사람의 정거장』 『블랙아이스』『짚시 하늘로 승천하다』『시베리아 대지의 이야기』가 그것들로 이중『코미차르』『컴 앤드 시』는 국내 개봉을 서두르고 있고 『두사람의 정거장』은 오퍼를 받아놓은 상태며 나머지는 상담이 진행중이다.
영화 평론가 김종원씨는『미국 영화에 익숙해온 국내 관객에게 다양한 형태의 유럽·동구권 영화를 선보이는 기회는 물론 바람직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하고 『이번 소련영화 관계자와의 상담을 통해 한국 영화의 소련등 공산권 수출길도 활발하게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당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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